[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현대를 살아가는 전 인류에게 가장 끔찍한 ‘테러’를 이야기 하고 있는 연극 ‘두 개의 방’이 10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종교적 갈등, 인종 문제와 이념의 차이, 첨예한 정치적 이슈로 충돌하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은 더 이상 정부와 정부의 대립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문제들은 테러와는 무관해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는 가장 실제적이고 공포스러운 현실이다. 다만 믿는 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단지 유럽인이나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또 분쟁지역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테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이 작품이 쓰여진 1980년대는 미국인들이 중동지역에서 빈번히 납치를 당해 희생당하던 시기였으나, 당시 미국 정부는 테러리스트와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지 않게 됐다.
작가 리 블레싱은 이러한 현실을 ‘두 개의 방’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 작품은 이미 유물이 되어버린 과거의 작품을 다루고 있지 않다. 조금씩 형태를 바꿔가면서 끊임없이 확장 재생산되는 테러라는 그늘진 세계사는 21세기에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정교화 되어 가고 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이 작품을 잉태한 나라,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다. 프랑스, 영국, 터키, 필리핀 등 국적을 불문하고 테러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연극 ‘두 개의 방’이 30년 가까이 끊임없이 공연되고 현재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