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서울시립미술관은 지난 2008년부터 유망한 작가들을 선발해 개인전을 개최할 수 있는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난지창작스튜디오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이 진행하는 대표 연례 진원프로그램으로, 작가의 창작의욕을 고양시키고 미술계를 이끌어갈 신진작가를 육성키 위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으로 명칭을 바꾸고 2명의 기획자를 선발해 총 16명의 신진 작가 및 신인 기획자의 전시,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 구수현 작가 ‘컬렉터의 비밀 창고’(9.23.-10.23)
비밀스럽고 은밀한 현대미술 컬렉터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가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특별한 취미활동 장소가 세운상가 안의 작은 상점과 창고, 사무실이라는 설정이 배경이 된다. 개별적으로 초대된 관람객들이 그의 비밀 창고를 방문하고 관람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진행한다. 이러한 설정은 일반적인 전시장에서 주요하게 경험해야하는 작품, 작업물이 아닌 그것을 제외한 다른 환경과 조건을 작업의 주제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이다. 이는 작품이 전시되고 거래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물리적 요소들을 작품의 영역으로 호출시켜 미술작품에 대한 이면을 되짚어보려는 시도이다.
# 노상호의 ‘더 그레이 챕북’(10.1-15.)
노상호 작가는 묵묵하게 매일 작은 그림 한 장, 이야기 하나를 만들어낸다. 이야기는 보통 그의 경험담이나, 친구들이 겪었던 에피소드, 그리고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사연들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진다.
그림은 그가 수집했던 수많은 짤방 이미지 속 도상을 선택하고, 그것을 먹지로 트레이싱하고, 또 다시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장면을 그려내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제작된 그림과 이야기는 서로를 보완하고 설명해주는 하나의 짝이 되고, 그동안 노 작가가 작업 활동을 진행한 날만큼 쌓여 있다. 이번 개인전 ‘더 그레이트 챕북’을 통해 그동안 쌓여있는 그의 작업들을 공개한다.
# 임영주의 ‘오늘은 편서풍이 불고 개이겠다’(10.4.-22.)
임영주 작가는 종교, 믿음, 신비주의 등 현대미술이 보통은 기피해온 주제를 대담한 언어로 다뤘다. 그 중에서도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와 같이 제도화된 거대 종교가 아닌, 흔히 ‘미신’으로 단정되고 배제된 종교문화나 컬트적인 믿음의 현상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간다.
부패한 컬트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과는 별개로, 개인의 정신적인 생활에서 ‘미신’(또는 믿음)이 성립하는 아주 복잡하고 깊은 동기들이 그녀의 관심사이다. 임 작가의 파괴력은 종교, 사회관계, 직업 등등이 모더니즘적 외연이 보기보다 훨씬 더, 유약하며 엉뚱하고 전근대적인 세계들 위에 서있거나 그로부터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