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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넘어왔지만, 또 다른 생존과 싸워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

[문화] 김은영 기자 입력 2016/11/29 14:22
극공작소 마방진 신작 ‘탈출-날숨의 시간’



[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3만 여명, 사선을 넘어 우리나라에 새로 터 잡은 북한 이탈주민의 수...,생존을 위해 넘어왔지만 또 다른 차원의 생존과 싸워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


지난 2014년 경기도립극단의 정기공연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아픔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무대화해 깊은 감동을 선사하면서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고선웅 연출의 연극 ‘날숨의 시간’이 극공작소 마방진의 제작으로 연극 ‘탈출-날숨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연극 ‘탈출-날숨의 시간’은 극공작소 2016년 마지막 작품으로 전작 보다 더욱 더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욱 감동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오는 12월 9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 작품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14명의 북한주민이 각자의 목적과 입장을 갖고 목숨을 건 탈북을 시도한다. 함경북도 청진에 살던 미영, 미선 자매는 무용수와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동생 미선은 평양예술단에 입단하려다 출신성분 때문에 실패하고, 그러한 좌절 속에서 남한의 문화를 동경하게 된다.


북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계속해서 좌절당한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펼치기 위해 고민 끝에 탈북을 결심한다. 탈북 자매인 미선과 미영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체제에 대한 적응과 상대적 빈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 수많은 역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의 고통을 무대에서 생생하게 그려낸다.


현실의 절망을 무대 위 해학으로 풀어내는 고선웅 연출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객관적으로 관객들에게 전한다. 공연 초반 40여 분 동안 침묵 속에서 펼쳐지는 탈출 장면에서 배우들은 무대 구석구석 쉬지 않고 뛰고 돌아다니면서 삼엄한 경계를 헤쳐나가는 탈출과정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한다.


특히 이 작품은 생존을 위해 남한에 넘어왔지만 또 다른 생존과 싸워야 하는 탈북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애써 감추고 싶었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고선웅 연출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들이 결국에 현실의 벽에 부딪쳐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은 너무도 역설적”이라면서, “우리는 이들의 절절한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 이들의 삶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연출은 이어 “작품을 통해 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생 미선 역에는 배우 양영미가, 언니 미영 역에는 이지현이 맡았고, 이 외에 유병훈,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등이 출연한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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