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초기증상, 통증과 복부팽만감/자료사진=뉴스프리존 DB
[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가슴과 배를 구분하는 횡격막(가로막)의 오른쪽 아래에 있다. 오른쪽 젖꼭지에서 1cm쯤 아래부터 갈비뼈가 끝나는 부위 사이에 위치해, 외부의 충격을 갈비뼈가 막아주고 있다.
어른의 간은 무게가 체중의 2%정도인 1.2-1.5kg으로, 표면이 적갈색으로 미끈하다. 정상적인 간은 손에 잘 만져지지 않지만, 간염이나, 간경변증, 감암 등의 질병이 생기면 크기가 커져서 만져질 수도 있다. 간은 간세포를 주축으로 담관세포, 혈관 내파세포, 쿠퍼 세포 등 다양한 세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서로 협조하면서 많은 신체 기능을 수행한다.
간의 주된 기능은 신체 영양 대사, 해독 작용, 담즙산 및 빌라루빈 대사 등이다.
자동차가 굴러가려면 휘발유가 필요하듯이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적절한 영양공급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과 같은 영양분을 장에서 흡수해 필요한 신체 기능에 쓰고, 남은 것은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끄집어내 사용한다. 간은 이 같은 영양분의 흡수, 저장, 활용 등의 대사를 총괄하는 사령관 역할을 한다.
해독 작용 또한 널리 알려져 있는 간의 기능이다. 몸에 해로운 독성 물질이 들어오거나 체내에서 노폐물이 생성됐을 때 간은 이들을 해독하거나 제거한다. 약물이나 호르몬도 간에서의 대사과정을 거쳐 작용케 되고, 역할이 끝나면 담즙이나 소변의 형태로 배출된다.
간은 지방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담즙을 만들어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일도 한다. 수명을 다한 적혈구는 비장(지라)이나 간에서 파괴된다. 여기서 생기는 부산물인 빌리루빈이라는 색소를 처리하는 것 역시 간의 역할이다. 빌루루빈 대사가 원할히 이뤄지지 않으면 간이 나쁠 때의 주요 증상인 황달이 생긴다.
간은 이처럼 중요하고 다양한 기능을 하므로 간 없이는 우리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건강한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간이식을 할 때처럼 많은 부분을 잘라내도 곧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약간의 간 손상도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양성 종양과 약성 종양의 차이점...
종양이란 우리 몸에 불필요한 세포덩어리가 자라나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 세포에 이상이 생겨 종양 세포로 바뀌고 그 덩어리(혹)가 계속 자라게 된다. 종양 세포의 성질이 악성일 경우가 악성종양 즉, 암(癌)이고, 성질이 양호한 경우가 양성 종양이다.
간암의 초기증상, 덩어리 만져짐/자료사진=뉴스프리존 DB
간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는 혈관종, 낭종(囊腫, 물혹), 선종(腺腫, 샘종) 등이 있다. 양성 종양은 자라나는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대개의 주변의 정상 세포를 파괴하지 않아, 이것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드물게 혹이 너무 커져서 신체 기능을 방해하거나 복부 안에서 종양이 터져 출혈을 일으키면 응급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두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하지만 악성 종양은 종양 세포가 빨리 자라면서 주위 조직에 큰 해를 준다. 초음파 검사와 CT, 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 혈액 검사인 종양 표기자 검사 등을 해보면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이 대부분 구별된다. 그러나 간혹 감별이 어려워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거나 조심스럽게 경과 관찰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간암의 크기가 작은 초기에는 최선의 감별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양성종양의 구분이 정확치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앞에서 말했듯, 암은 우리 몸의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어서 생기는 병이다. 그 같은 변화는 발암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탓으로, 정상 세포의 증식은 신체의 필요에 맞춰 조절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암세포는 이러한 조절 기능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증식해 덩어리, 즉 혹을 만든다.
암 덩어리의 크기가 1-2cm 정도면 초기에 해당하고, 이 시기에 CT 등의 검사로 찾아내면 완치시킬 확률이 높지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지면 암세포는 주변의 정상 세포를 파괴할 뿐 아니라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가는 전이 현상을 일으켜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간암은 간을 구성하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에서 발생한 간세포암종을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통상적으로는 간세포암종을 간암이라 한다. 하지만 담관 세포에서 생긴 담관세포암종도 간암으로 혼동돼 불리고, 이 외에 폐나 대장 등 다른 장기의 암이 간으로 퍼진 전이성 감암도 있다.
따라서 간에 생긴 암이 어떤 종류의 암인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암이 처음 생긴 위치와 세포의 종류에 따라 예후(병세의 진행이나 회복에 관한 예측)가 다르고 치료의 원칙이나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간세포암종의 특징은 암세포가 없는 부위에서 이미 간경병증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에 관한 결정에서 간경병증의 상태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지난 2012년 암 등록 통계(2014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의하면 남자가 1만2152건으로 남성의 암 중 4위, 여자는 4,102건으로 여성의 암 중 6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 성비는 3:1로 남자 환자가 훨씬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50-60대가 가장 많았고, 암종별 사망자 수를 보면 폐암에 이어 2위였다. 특히 경제활동이 활발한 40-50대의 암사망 원인 중 간암이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간암의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