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은영 기자]‘어둠’을 주제로 한 13개의 연극을 올리는 십삼야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는 극단 듀공아가 배우 곽소영이 13역을 해내는 모노드라마 연극 ‘어느 왼쪽 우주의 슈베르트’를 오는 16일까지 동작구 상도동 소재 국화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어느 왼쪽 우주의 슈베르트’(연출 김진우)는 젊은 슈배르트가 작곡가가 되기 싶어 하지만,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편의점에서 고달픈 알바를 하면서 퇴직한 아버지와 병에 걸린 여동생을 돌본다. 그런데 어느 날 불치병에 걸리게 된 슈베르트는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고 여행을 떠난다. 무조건 왼쪽 길을 따라가는 이상한 여행이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의 삶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이 연극의 무대는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볼 수 없는 어느 이상한 세상이다. 다중우주론적으로 말하면 거품처럼 생겼다가 사라지는, 서로 비슷한 모습의 우주들 중의 하나로, 그곳의 슈베르트는 우리가 존재하는 이 우주의 슈베르트보다 더 불행하다.
작곡가로서의 행복을 거의 누리지 못한다. 그러던 그가 마지막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완성한다. 그리고 숱한 우주를 드나들면서 생명체들의 삶을 지켜봐온 마왕을 매혹시킨다. 그가 떠난 여행이 매우 특별하다.
이 연극은 슈베르트의 여행을 통해 아무리 보잘 것 없이 보인다 하더라도 자신 만의 세계를 완성한 자야말로 신적인 존재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피아노 연주, 춤, 마임까지 보여주고 있는 배우 곽소영은 로트레아몽의 시를 모티브로 만든 연극 ‘말로도르의 노래’에서 주연을 맡으면서 심삼야 시리즈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연한 ‘파라노이아 극장-망상력 검출 실험실’에서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무용, 피아노 연주에도 능한 전천후 아티스트이다.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듀공아 대표 김진우는 “비록 소극장에서 하는 공연이라 단촐하지만, 배우의 다양한 끼와 테크놀로지 아트가 만나는 ‘총체연극’ 같은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영 기자, wey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