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정은미 기자]회사원 김대원(35세)는 아내 이수현(31세)씨와 주말 여행 계획 중,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쇼핑 정보를 얻기 위해 백화점 어플을 실행했다.똑 같은 신세계백화점의 어플리케이션이었지만 김씨의 어플에는 평소 자주 구매하는 아웃도어 행사 내용이, 이씨의 어플에는 여성의류 관련 할인행사가 가장 먼저 보였다.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의 마음까지 읽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 봄 세일부터 다른 관심분야를 가진 고객들의 취향을 1:1로 저격하는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선보인다.
그간 백화점업계의 대표 소통 수단이었던 ‘DM(Direct Mail)’을 통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쇼핑 정보(세일, 사은행사, 특가상품 등)를 전달하던 방식을 탈피,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을 가동해 고객 맞춤형 1:1 소통으로 백화점 마케팅 3.0 시대를 여는 것이다.
신세계가 자체 개발한 개인화 서비스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선호하는 브랜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쇼핑 정보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우선 전달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강남점 증축, 대구신세계 신규 오픈 등 굵직굵직한 6대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동시에, 시코르(화장품 편집숍), 아디르(자체 쥬얼리 브랜드), 델라라나(자체 캐시미어 브랜드) 등 차별화된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하드웨어와 MD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돕는 차별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판단, 업계 최초로 국내 기술로 완성한 인공지능 개인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개발한 인공지능 고객분석 시스템은 구글이나 IBM 등 인공지능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해외기업과의 협업이 아닌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모델이다.
신세계는 이번 인공지능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스템기획팀, 영업전략팀, 고객기획팀 등 30여명의 신세계 인력을 비롯, 신세계아이앤씨, 국내 유수의 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 회사, 시스템 개발사와 함께 4년여간 집중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이는 인공지능 고객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는 신세계를 뜻하는 ‘S’와 마음을 뜻하는 ‘마인드’를 합성한 것으로, ‘신세계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인공지능 개인화 어플리케이션 출시는 첫 시작일뿐 향후 데이터 축적이 늘어남에 따라 이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면서, “복합화, 대형화되고 있는 유통업계에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통해 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개인화 시스템은 고객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S마인드’, 브랜드별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쇼핑정보를 축적하는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 그리고 이를 특정 고객에게 해당하는 정보를 선택해 전달하는 ‘개인화 어플리케이션’으로 구현된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매장에 자주 방문하고 상품구매를 하고 있는 고객 5백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구매 기록은 물론,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장르별 구매주기, 최근 구매, 객단가, 주거래 점포, 선호 장르, 선호 구매금액, 월별 구매일수, 요일별 구매 패턴 등 약 100여개의 변수를 사용해 매일매일 방대한 빅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개인별 선호 브랜드 100개씩 총 5억개의 선호 브랜드를 매일 산출해낸다. 선호하는 브랜드가 정해지면 쇼핑정보가 담긴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고객 선호 브랜드와 관련된 쇼핑정보들이 자동으로 매칭된다.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에는 신세계 직원들뿐 아니라 협력회사(브랜드) 사원들도 인기상품, 할인 프로모션, 특별 이벤트 등 행사내용을 직접 올림으로써, 5억개의 방대한 데이터에 대응토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가 신세계백화점 어플로 제공된다.
신세계가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도입초기라 과거부터 현재시점까지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브랜드에 대한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후 백화점 내에서의 구매 이력뿐만 아니라 제휴카드(신한, 삼성, 씨티, SC)를 통해 백화점 외에서 이뤄지는 구매 데이터가 추가되면, 고객의 미래 구매패턴까지 예측한 쇼핑정보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어플을 통해 축적된 고객들의 페이지뷰, 클릭, 구매 데이터를 통한 변수들이 추가돼, ‘아마존의 상품추천 서비스’ ‘넷플릭스의 영화추천’ 등과 견줘도 손색없는 보다 진일보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개인화 마케팅 시스템 개발을 통해 마케팅 적중률을 높이고, 연간 1천억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개인화 시스템을 활용한 인스토어 마케팅도 한층 강화된다.
신세계백화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고객은 백화점 매장 방문과 동시에 고객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혜택 쿠폰과 다양한 쇼핑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정은미 기자, sarfi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