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임새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수십억 원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5일 8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서울구치소를 나오면서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짧은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신동빈 회장의 복귀 이후 롯데는 지난해 10월 23일 향후 5년 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19년도에만 롯데 투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약 12조원의 투자계획과 앞으로 5년간 7만명을 고용하기로 채용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약 1년이 지난 자굼 롯데의 투자 계획 이행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을 준공하면서 31억달러(약 3조 6000억원)를 투자한 것 외에 국내 사업에서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롯데는 유통부문에 25%, 식품부문에 10%, 화학∙건설부문 설비투자에 40%, 관광∙서비스 부문에 25% 투자한다는 구체적 계획도 세웠지만 유통업계 경쟁 심화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실현 가능성이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그룹 상장사 11곳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총합은 4조 1720억 원에 그쳤다. 다만 롯데쇼핑의 투자는 늘었는데, 온라인사업 확대와 복합쇼핑몰 개발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롯데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6.19% 감소하는 등 곳간이 쪼그라든 상황에서는 현상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의 5년간 7만명 고용 계획도 시작 단계에서부터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매출 하락 등 악재 속에서 신 회장이 올해 고용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재계 시선이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의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든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서는 8000명을 선발했지만, 올해 하반기는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최근 재벌닷컴이 각사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 등을 토대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도 반도체와 전자∙IT 사업 관련 회사의 직원 수는 늘어난 반면 유통 관련 직원의 수는 줄었다. 해당 자료에서 롯데그룹 상장사 11곳의 직원 수가 지난해 말 5만465명에서 올해 6월 말 4만9818명으로 647명(1.3%) 줄어든 것만 보더라도 롯데의 고용 확대 목표가 달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롯데의 인원 감소는 국내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경제보복 등 대형 악재가 많아 롯데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기업이 투자 및 고용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법원 상고심 판결을 앞둔 시점에서 신동빈 회장이 석방을 위해 뜬구름 잡는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었는지 그의 약속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