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정은미 기자] 대전에서 마전으로 향하는 길, 봄이면 앵두나무와 벚나무가 분홍 꽃잎을 흩날리고, 여름에는 플라타너스의 우거진 그늘로 시원하고, 가을에는 오색비단의 언덕이 굽이치고, 겨울에는 푹푹 쌓인 눈길에 발걸음이 뜸한 그 언저리에 아동양육시설 성심원이 있다.
옛 말로는 보육원이라고 하는데 말하자면 부모가 키우지 않거나 사정상 키우지 못하는 아동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성심원은 1952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전쟁 통에 부모를 잃은 아동들을 거둬, 먹여 살리는 것이 최우선인 그야말로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데 한 세월이 흘렀고, 시혜적 복지정책의 대상으로서 온정적인 눈길을 주로 받던 시기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는 편견은 편견이라는 자체만으로 아동들에게 상처를 주곤 합니다. 보육원에 산다고 해서 특별히 상처가 많고 사랑할 줄 모르거나, 보육원에 산다고 해서 특별히 착하고 순진무구하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여기엔 그냥 어디에서나 보는 평범하고 흔한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떤 특성은 개인 각자의 특성일 뿐입니다.
성심원은 그런 개별화 된 아동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원장님과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착한 아이도 있고 말썽쟁이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두가 자신의 개성을 인정받으며 서로를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며 살고 있다.
어떤 분들은 보육원에는 어린아이들만 살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다. 성심원에는 미취학 1세 아동부터 대학생 및 취업 전 연장아동까지 40여명의 아동들이 살고 있다. 아동이 성장하여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하고 집을 구할 때까지 기간을 연장하여 생활하는 것이 기본이다. 맨몸으로 사회에 부딪히다가 상처받거나 범죄의 길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아동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고 있는 것이다. 아동이 스스로 서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성심을 다하여 아동을 섬기고자 하는 성심원의 모토이다.
때문에 성심원에는 아동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 인권과 안전교육은 물론이고 일상생활기술, 사회성발달, 지역사회연계, 가족과 또래관계를 위한 프로그램, 자립훈련 뿐 아니라 사례관리, 운영위원회, 아동자치회 등 아동의 건전한 인성과 사회성, 사회적 기술 발달, 독립성과 자발성을 위한 훈련이다.
누구나 아픔은 있다. 아픔 자체가 조금 슬플 수는 있어도 나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전쟁 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이 주로 모였다면 지금은 이혼가정에서 밀려났거나, 학대가정을 피한 아이들이 주로 모이는 이 성심원은 아픔을 회복하여 자립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되어 나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