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한운식 기자] "너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 대씩이다.”

모두들 한번씩  이런 기억은 있을 것이다.

기자도 중·고등학교 시절 으슥한 골목길에서 몇 번 당해봤다.

속된 표현으로 ‘삥 뜯다’라고 한다. 사전적 의미는 상대를 협박해 돈을 뺏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삥 뜯는다는 게 요즘  재계에도 있단다.

재벌 일가가 법의 심판대에 서는 경우 주로 경영상 배임, 횡령 등으로 인한 것인데, 이번에는 어느 재벌 3세가 삥을 뜯었다고 한다.  거의 동네 불량배 수준이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 얘기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조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범죄 행태 등에 비추어 봤을 때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을 참작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대표는 혐의는 이렇다.

하청업체로부터 납품의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을 받아 총 5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아 챙겼다. 계열사 자금을 정기적으로 빼돌려 2억원 상당의 돈을 챙기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갑을관계를 이용해 하청업체로부터 사실상 상납을 받은 조 대표의 범행이 무겁다고 보고 19일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조 대표의 차명계좌로 흘러 들어간 8억원 상당의 돈이 대부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 일가가 갑을 관계를 악용해 하청업체로부터 돈을 챙긴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홍보팀의 장현 책임은 “ 조현범 대표는 구속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회사측에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홍보팀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조 대표의 구속으로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를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혀진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