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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스트의 모든 것 담아내고파”…박종훈 피아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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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스트의 모든 것 담아내고파”…박종훈 피아니스트의 당찬 도전

김태훈 기자 ifreeth@daum.net 입력 2019/12/10 11:42 수정 2019.12.10 12:08
시작, 역경, 보람, 그리고 새로운 도전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선율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루비뮤직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선율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루비뮤직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지난 9일 저녁 서울 서초구 페리지홀의 관객들은 탄성을 금치 못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던 그들은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선율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천재성 가득했으나 각종 기행으로 화제가 됐던 리스트의 인생을 피아노에 담았던 박 피아니스트의 곡은 부드러움마저 감미돼, 연주가 끝나고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박종훈 피아니스트는 활짝 웃으며 조금 전까지 준비해왔던 신작 리사이틀 시리즈 Ⅵ ‘Liszt the Greatest’ 연주회,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피아니스트의 삶을 담백하게 펼친다.

리스트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어떻게 되시는지요.
원래 처음에는 리스트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미치광이로 불렸던 과거도 있고, 또 음악적인 것 같지도 않아서 싫어했죠. 그런데 학교를 다니던 중에 그의 음악을 꼭 연주해야 할 상황이 생겼어요. 하다보니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현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음악가에 느끼진 못했던 자연스러움, 뭘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적었어요. 개인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고비는 항상 있죠.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때는 너무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어느 날은 하루아침에 이건 아니다 싶다는 자책감이 들 때도 있어요. 멘탈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정확한 판단이 힘들 때가 있죠.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렇게 큰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녹음하는데 들어보니 창피해서 못 하겠다 그만뒀는데, 시간이 흘러 그때 곡을 들어보니 또 괜찮았죠(웃음).

인생, 정말 시간이 약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너무 자신감에 넘쳐서 일생일대 걸작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청중의 반응이 별로였어요. 나중에 엄청 창피했어요. 모든 작품은 결국 시간이 말해주기에 겸허한 마음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으실 때 많겠어요.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
일단 모든 것을 잊고 잠에 들어요. 몸이 안 좋아지면, 정신도 안 좋아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보람찼던 순간을 떠올리며, 힘을 얻습니다.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삶은 겸허한 깨달음, 그리고 계속되는 도전이다. ⓒ루비뮤직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삶은 겸허한 깨달음, 그리고 계속되는 도전이다. ⓒ루비뮤직

그렇다면 지금까지 피아노 인생 속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 어떻게 되시는지?
얼마 전에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어요. 10여 년 전에 제가 연주했던 곡을 어떤 분이 태교했을 때 들었다는 사실을 올해 공연 중에 알았습니다. 그 주인공분이 아이의 모습을 제게 보이며 ‘이 아이가 태교로 태어난 아이’라고 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분이 ‘콘서트에 와서 너무나 좋았고 위안과 힘이 됐다’는 말을 제게 건넸을 때 정말 보람 가득 넘쳤습니다.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 마음이 어려울 때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리스트의 음악을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것으로만 인식합니다. 제가 전에 연주했던 쇼팽이라든가 슈만이라든가 브람스라든지 하는 음악가들의 센티멘탈한 느낌이 리스트에도 있죠. 저는 그 부분을 부각시키고 싶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인식하는 하나의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앞으로 계획 부탁드립니다.
작곡을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위대한 거장들의 곡을 연주하지만, 앞으로는 제가 쓴 곡만으로 연주회를 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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