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하동=정병기 기자] 경남 하동덖음차보존회(회장 홍만수)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하동 덖음차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동짓날 칠불사 초의관에서 차 한 잔 나누기 행사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하동덖음차보존회가 주관하고 화개 차꽃사랑회와 칠불사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윤상기 군수, 칠불사 도응 주지스님, 오흥석 녹차연구소장, 이종현 화개면장, 조성호 덖음차보존회 초대회장, 화개제다 홍소술 명인, 김태종 하동차생산자협의회장, 전광숙 화개차인회장, 김재철 하동차해설사 회장, 황인현 화개문화연구원 회장, 차 애호가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茶야 茶야! 차솥 산책하자’를 슬로건으로 한 차 나눔 행사는 초의선사 다신탑비 헌다 및 헌화, 통광스님 부도탑 헌화에 이어 선대 다농을 위한 묵념, 하동덖음차보존회 소개, 다담, 우리춤·대금·향가·국악 등의 작은 공연, 선물 나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홍만수 회장과 정소암, 황인수, 정연대, 여봉호, 김원영, 조윤석, 서정민, 김신오 등 8명의 회원이 각자 덖은 세작 덖음차를 300g씩 브랜딩해 차를 우려 대접하며 차를 사랑하는 모든 이와 함께 하고자 했다.
현재의 덖음차 제다법은 초반 차의 오랜 침묵을 깨고 1960년대 초반부터 고 김복순 할머니가 시작한 일명 작설차 제다법이 최초가 돼 지금에 이르고 있어 하동덖음차보존회가 그 전통을 보존, 계승·발전시켜 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덖음 제다 방식은 높은 온도로 가열된 가마솥에서 짧은 시간에 어린잎을 덖어 산화를 막고 풋내를 없애며 냉한 기운을 사라지게 해 카테킨 등의 항산화 성분의 함량을 높이고 미네랄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맛과 향, 차의 성분을 최고치로 만드는 기술이다.
2005년 무렵 차 농가의 환경은 제다의 기계화로 증제차 등이 유입되면서 증차의 대량 생산화와 긴 시간의 티백 생산으로 인해 차나무의 훼손이 커지고 있어 덖음차 가치에 대한 보존과 고급차 제다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채취한 어린잎을 한 솥 한 솥 소량작업으로 차의 덖음 조건을 다르게 해 신선한 차, 농익은 차, 구수한 차 등 다양한 맛과 향의 기호성을 통일시켜 한국의 최고차를 만드는 일에 하동덖음차보존회가 꾸준히 활동해 왔다.
하동덖음차보존회는 “15년전 하동의 소규모 다농들이 덖음차의 가치를 보존하고자 모임을 시작했으며 천년전 하나씨들께서 차씨 한 알을 심었고 그 찻잎이 자라 1080번의 손길로 마름질돼 비로소 만들어지는 한 잔의 차를 이번 행사를 통해 고귀한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하동차덖음차보존회는 덖음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정기적인 해외 차 전문점 순회와 해외 차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수차례 거뒀고, 식품 및 차 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또한 덖음차가 한국차의 대표 표준 주자가 되기 위해 메뉴화한 품질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우수한 차의 맛과 향을 유지해 나가고 공동마크 사용과 학술연구발표회, 전문 교육프로그램 제작, 덖음차 현장의 스토리를 담은 역사책 발간, 쉽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다례방식 연구 등 다음 세대에 하동차의 문화적 가치를 전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윤상기 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하동 전통차 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된 만큼 이를 계기로 하동 녹차가 한국차의 대표수준을 뛰어 넘어 세계차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문화적·산업적 가치를 높여 가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홍만수 회장은 “하동 차 문화는 신라 대렴공께서 시배지에 차 한줌 뿌림을 시작으로 고려와 조선을 거쳐 오늘까지 이어 내려온 귀한 유·무형 자산이므로 하동 전통 덖음차는 차밭 못지않게 보존하고 계승·발전시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화개 차꽃사랑 동아리가 주관해 전국 화가들이 그린 차꽃 그림 15점이 전시돼 행사 분위기 고취는 물론 참가자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