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가 20일 하루에만 53명이 늘었다. 금일 이 시각 처음으로 사망 환자가 1명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신천지 신도가 슈퍼전파자가 되면서 정부는 방역망을 벗어난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 발병이 일어난 대구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신도가 방역 당국의 이동 경로 확인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19일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이동 경로 확인에 협조를 잘 안 해주고 있다”면서 “자세한 이동 경로 파악과 방역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는 교계에서 이단, 사이비 종교로 지정된 신천지 특성상 신도임을 잘 드러내지 않고 폐쇄적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한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신도들은 자신이 몸담은 종교 기관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장은 “비상식적 대처”라면서 “신천지 신도들은 일반 국민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조직의 이미지와 이만희 교주 등 수뇌부의 책임 추궁 만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천지 내부에서 신도들에게 자가 격리 등을 권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31번째 환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9일과 16일 예배와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속이라는 특별지시가 내려오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실제로 신천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신천지 섭외부는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으로 S 얘기(신천지)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핍박자들의 현재 상황을 빠르게 확인해 대처하자”는 내용의 공지를 내렸다.
해당 공지에는 ‘그날 친구랑 놀러 가느라 예배에 안 갔다’ ‘교회 말고 다른 곳에서 예배드렸다.’ ‘부모님 반대로 교회에 안 나가고 있었는데 덕분에 건강을 지키게 됐다’는 식으로 거짓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등 상세 지침이 담겨 있었다.
이런 국가적 재난에 공동 대응도 모자랄 판에 정부를 비난하며 민심을 이반시키는교회 이단 세력과 야당의 막말로 시민사회의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신천지 신도의 코로나 확진과 거침없는 행보는 이 시국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고 어떤 단체인지 알아봤다.
"'새누리당 당명 자기가 지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설교"
종교 전문 인터넷 언론매체인 '뉴스앤조이' 지난 보도 기사로 신천지와 정치권력이 어떻게 유착되어 연결되어있는지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차한선, 황길중 씨 등 신천지 주요 간부가 과거 한나라당 요직을 수행한 것이 밝혀져 많은 논란이 됐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 신천지는 어떤 연관들이 있을까에 대해 의문에 빠져든다. 정부 비난과 맞물려 이 사태는 과연 우연하게 운이 나빠서 벌어진 일들인가.
매체에 따르면 "이만희 총회장이 새누리당 이름을 지어 줬다"는 전 신천지 간부의 증언이 나왔다. 과거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이 바뀌고 선거유세 개입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신천지에서 12년 활동하며 섭외부장까지 지낸 김종철 씨는 지난 2017년 CBS 팟캐스트 '싸이판'에 출연해 신천지와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의 관계를 폭로했다.
김종철 씨는, 섭외부가 신천지 내에서도 요직으로 꼽히는 부서이고 이만희 총회장과 직접 대화하고 보고할 수 있는 위치라고 했다. 섭외부는 정치인 등 유력 인사들과 접선하고 연결 고리를 만드는 일을 맡고 있다고 했다.
김종철 씨는 "2012년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자, 이만희 총회장이 그 주 설교에서 '이건 내가 지어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본인은 물론 모든 교인들이 흥분했다고 했다. 당명 공모 투표에 신천지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신천지가 정치권, 특히 여당(지금은 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뭘까. 김종철 씨는 이만희 총회장이 경상북도 청도 출신으로, 한나라당 골수팬인 것이 그 이유라고 했다.
야당(지금의 여당인 민주당) 인사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다고 했다. 반발이 심할 법한 베드로 지파(광주·전남 지역)도 조용한 편이라고 했다.
실제적인 이유로는, 신천지를 합법적인 종교 단체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현재 신천지는 종교 단체가 아닌 이단으로 꼽혀 교회를 짓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했다. 본부만 하더라도 과천의 한 쇼핑센터 건물 한 층을 매입해 쓰고 있다.
김종철 씨는 신천지가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과천시 시장이나 국회의원을 신천지 교인 중에 선출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천지 교인들이 과천으로 전입해야 하는데, 과천 땅값이 비싸 이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대신 정치권 인사와 작은 연결 고리라도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다. 정치권에서도 신천지 표가 적은 수가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쓴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신천지 청년·체육회장 출신 차한선 전 한나라당 부대변인이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 보좌관이었던 그는 정치권과 꾸준히 접촉해 한나라당 부대변인까지 올랐다. 이외에도 신천지는 박근혜, 이명박 전직 대통령 등과 김무성 의원, 서청원 의원, 이정현 의원 등이 신천지와 크고 작은 연루설에 휘말려 왔다.
김종철 씨는 신천지 교인들의 한나라당 조직적 입당 등 유착 관계를 폭로하려고 준비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서였다. 그러나 이 기자회견을 새누리당이 먼저 간파하고 이만희 총회장에게 알리는 바람에 무산됐다고 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해외에서 귀국하면서 "박근혜 후보와 신천지는 관계가 없다"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 측 연락을 받고 다른 문으로 빠져나갔다고 했다.
김종철 씨는 이후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도 만났다고 말했다. 폭로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김 씨는 "그 바쁜 사람들이 무슨 이유 때문에 저를 만나겠느냐. 다 연관돼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송주열 CBS 기자는 신천지 교인들의 한나라당 입당설 취재 당시, 황우여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부터 "이단이든 삼단이든 다 우리 국민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황우여 전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말을 하기에 의아했다고 말했다.
김종철 씨는 신천지 인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한기총)과도 접촉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유명 강사인 박 아무개 씨가 한기총 내부 인사와 접촉했다. 그러나 한기총 사람들이 신천지에 포섭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신천지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교인들을 착취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철 씨는 이만희 총회장이 교인들을 과천으로 대거 이주시켜 과천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했다. '자기 자리 헌금'이라고 해서, 천국에 있을 14만 4,000개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1인당 300만 원의 헌금을 요구한다고 했다.
김 씨는 교인들이 믿음을 보이기 위해 재산을 처분해 가면서까지 헌금을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를 추적하며 집중 취재해온 CBS 변상욱 본부장(지금 YTN 대기자겸 앵커)은 "우리가 신천지에서 뛰쳐나오는 사람들 정보 수집하다 보니, (신천지 교인 중) 살림살이가 피폐해져 살 수가 없어서 세월호 성금함을 만들어 광화문에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돈으로 헌금도 하고 생활비도 쓴다"라고 밝혔다.
김종철 씨는 "신천지 교인들은 이미 이만희에게 세뇌돼 있다. 신이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고 믿는다. 어린애를 놔두고 아내가 집을 떠나고, 남편이 찾으러 가면 숨긴다.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할 정도로 만들어 놓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만희가 죽으면 자살할 사람 많을 거라고 정치권 인사들에게 호소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국가에서 어떻게 책임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