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이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당사자인 후보 못지않게 배우자의 내조·외조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총선을 9일 앞둔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배우자는 남편 또는 아내가 미처 찾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돌고, 선거 캠프 식구들을 살뜰히 챙기는 등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서울 종로) 후보의 배우자인 김숙희 씨는 남편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김씨는 4선 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낸 이 후보와 함께 선거를 치르며 쌓아온 노하우에 특유의 친화력까지 더해져 캠프 내 존재감이 상당하다는 것이 이 후보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도 김씨는 이 후보가 경기 지역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선 사이 종로 영천시장 앞 건널목에서 거리 인사를 하는 등 지역 곳곳에 발 도장을 찍으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민주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후보도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 곳곳을 훑는 부인의 지원에 힘입어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이 후보의 부인은 매일 지하철역에서의 출·퇴근길 인사는 물론, 지역 학부모들과 소통하면서 동네 현안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고 한다.
민주당 고민정(서울 광진을) 후보의 남편 조기영 씨는 '외조'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인인 조씨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고 후보의 유세에 동행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캠프 사무실에도 가장 일찍 출근해 청소하고, 퇴근도 가장 늦게 하며 스태프들을 챙기고 있다고 고 후보 관계자가 전했다.
같은 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후보의 남편 강동근 씨도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다녀간 현장을 배우자가 다시 찾는 방식으로 유세를 하고 있다"며 "시장 방문 시 배우자가 장바구니를 들고 후보를 동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울산 울주에 출마한 민주당 김영문 후보는 부인 김현영 씨가 '제 남편 김영문을 선택해 주세요!'라고 쓰인 커다란 피켓을 들고 거리 인사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서울 종로) 후보의 이날 종로 구기동 유세에는 황 후보의 부인 최지영 씨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 위원장의 부인 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함께했다. 통합당 '총선 투톱'의 부부가 동시에 종로 선거에 화력을 집중한 모양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전 황 후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활동 등을 함께 한 최씨는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황 후보와 동선을 달리하며 남편을 돕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지상욱(서울 중구·성동을) 후보는 지난 5일 부인인 배우 심은하 씨와 함께 유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1990년대 인기 여배우로 익히 알려진 심은하씨가 남편 지상욱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이에 남편 지상욱 후보는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했다.
6일, 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아내도 당원 여러분과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께 인사드리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심씨는 전날(5일) 지 후보와 함께 서울 중구의 한 대형교회 유세에서 유세차를 타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심씨는 유세차에서는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옆에 서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곤 했다.
이날 지 의원은 "이 지역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비교해보고 따져 보셨나"며 "앞으로의 4년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정책 전문가로서 지역의 행정을 바로잡고 도시재생전문가로서 우리 지역의 민원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 나경원(서울 동작을)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도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기보다는 '평범한' 가족처럼 나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2일 나 후보의 선거출정식에 딸 유나 씨와 동행해 유세차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