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50대 이상에게는 익숙한 내레이션이다.
벌써 20년이 넘는 1998년에 만들어졌던 한 통신사의 전혀 다른 화법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광고카피이다.
당대 최고의 배우 한석규씨가 속세를 떠난 듯 보이는 스님과 함께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대나무 숲속을 걸어가는 장면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자 잠시 긴장감을 갖게 되고 이때 아무 걱정과 근심 없이 걷고 있던 스님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 속 장면은 코로나19로 인해 시끄러웠던 대한민국이 이젠 조용한 대나무 숲속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에 젊은이들의 무책임한 방심으로 다시 긴장감을 갖게 된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클로즈업되고 있는 장면과 같아 보인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클럽과 방문자들의 무책임한 방심에 기인한다.
무책임한 방심으로 최근 몇 개월 동안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보건당국과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지나 코로나19 생활방역 체제로 접어들었지만 “개미굴이 둑을 무너뜨린다(堤潰蟻穴)”는 말을 되새기며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는 한순간의 방심을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강력한 전파력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팬데믹(Pandemic) 현상을 일으켜 원격근무,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새로운 사회문화와 함께 전통적 의료제도와 사회복지, 가족개념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면서 향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포스트 코로나(Post-COVID)로 일컫는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Post-COVID)라는 다른 세상과 만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보령시의회 의장 박금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