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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 틸트(베이 윈도우) 건축물 유행… 전세계 외관 특화 디자인 경쟁

한운식 기자 입력 2020/05/28 14:42 수정 2020.05.28 15:04
네모 반듯 진부한 디자인 탈피… 지구촌 건설업계 새 트렌드는 ‘유니크한 특화설계’
조망 • 채광 • 프라이버시 보호 등 건물 본연 기능도 극대화하는 새로운 시도 '주목’
스웨덴의 Turning Torso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진부함을 벗어던지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사로잡는 건축물 외관특화는 전 세계적인 이슈이다.

유니크한 외관으로 건물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조망이나 채광,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설계 자체가 진화하고 있어 반향이 적지 않다.

뉴욕, 두바이, 상하이 등 고층 건물이 집약해 있는 해외의 대도시에서는 이미 특이한 외형으로 설계된 건축물들이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치 꽈배기처럼 비틀어진 형태로 지어지거나 각 층마다 일정 각도씩 틀어서 짓는 트위스트 건축 기법이 적용돼 외관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 건물은 시각적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다. 조망이나 채광, 공간형성 등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특장점을 누릴 수 있어 실용적 측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트위스트 빌딩'인 두바이 소재 'Cayan Tower'는 지하 6층 ~ 지상 75층, 높이 307m 규모의 주거 용도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각 층마다 1.2도씩 틀어서 지어진 까닭에 1층과 최상층의 각도 차이는 90도다. 이 때문에 같은 건물의 같은 라인이라도 층수에 따라 바깥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이 건물은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에 수직 코어벽과 스텝형 기둥을 설치하고, 벽면 패널로 구조 역할을 보조했다. 

건축업계에서는 이 건물에 대해 미적효과는 물론 동일한 높이의 직선형 건물에 비해 풍하중과 태양열 획득량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독립형 건축물로 다양한 위치에서 입주자들에게 두바이 마리나 조망을 선사하고 있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통한다.

뉴욕 11번가에 위치한 'The Xi(The Eleventh)'는 마주보고 있는 2개의 주거동 타워에 트위스트 설계를 적용, 리버뷰와 시티뷰를 최대한 확보하고 프라이버시도 보호했다. 건물 부피를 줄여 타워 사이의 추가 간격을 확보하고 이웃 건물들의 전망을 극대화해 주변의 건물들을 고려하고 소통하는 건축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또 스웨덴 말뫼에서는 주거와 상업 복합시설인 'Turning Torso'가 대표적인 '트위스트 빌딩'으로 알려져 있다. 'Torso'는 사람의 몸체를 의미하는 조각 용어로 이름 그대로 몸을 돌리거나 비트는 것에서 영감을 받은 설계다.

5개 층당 약 11도씩 방향을 틀어가며 9개의 매스를 쌓고, 1층부터 최상층까지 총 90도 회전하게 되는 이 건축물은 자유 곡선에 의한 유선형 구조와 나선형 스파이럴이 특징이다.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강화콘크리트와 강철 트러스가 보강됐으며 비틀린 외부형태로 인해 각 층마다 조금씩 다른 조망이 가능하다.

'틸트(베이 윈도우) 기법'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기법은 내닫이 창이라고도 하며, 채광을 좋게 하기 위해서 영국 초기 르네상스 시기 대저택에서 사용되던 양식이다.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삼각형 베이 윈도우는 건축물의 테라스 부분을 직선이 아닌 사선 돌출로 설계해 외관상 역동적이고 다양한 입면 구성이 가능하다. 또한 조망을 극대화하고 가구 간 시야 간섭을 줄여 프라이버시 확보가 용이하다. 국내에서는 건축법시행령 119조 1항 3호에 따라 발코니 면적 산정기준 1미터 이내에서 변경이 가능하다.

독일 뮌헨에 위치한 공동주택 'Friends Wohnhochhäuser'도 삼각 틸트(베이 윈도우) 설계를 적용하고 180도 시야각으로 다른 주민들의 프라이버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입면을 구현했다.

미래 지향적인 생활공간을 만든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이 건축물은 작은 공간에서도 높은 효율을 보인다. 사각형 영역에서 내부에 대한 고유 부가가치를 생성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200여 가구의 아파트와 쇼핑센터가 어우러진 'De Kameleon'이 대표적인 '다각형 틸트(베이 윈도우) 빌딩’으로 유명하다. 4층 주택단지와 10층 아파트의 베이 윈도우는 입면의 차별화는 물론 인접한 고가철도와 주변 건물로의 프라이버시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도심지 뿐만 아니라 휴양지에서도 사선형 설계가 인기다. 남대서양과 르완다베이에 인접한 공동주택 'Dyeji Building'은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 다양한 빛과 그늘을 형성하고 리드미컬한 건물의 표정을 부여했다. 3면이 외부에 접하는 아파트 28실은 해안선 및 도시에 대한 훌륭한 조망과 뷰를 제공한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조망, 채광, 프라이버시 3박자를 모두 갖춘 평면을 확보하기 위해 외관을 특화한 건축물 사례가 많지 않다.

다만 상위 건설사를 중심으로 선진화된 건축기법을 직접 개발하거나 도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서울 한강변에 위치해 입지가 우수한 재건축 현장이나 수변 조망이 가능한 수도권 및 지방 주요 단지의 경우 새로운 외관특화 설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잘 만들어진 건축물 외관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하며, 건물 자체의 위상을 높이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잠재가치가 높다”며 “올해부터는 한쪽에 치우친 설계보다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외관특화 설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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