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뉴스프리존]김형태 기자=“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 누울 곳 하나 없게 된 침수피해가정들... 이들이 일반 가정과 똑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초 어느 날 충남 아산시에 비 폭탄이 쏟아졌다. 이 때 내린 급작스런 폭우는 주택가와 농가를 집어 삼켰고 이로 인한 피해는 어느새 8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있다.
폭우가 휩쓸고 지나간 지 일주일째. 지난 8월 3일부터 아산시는 공무원, 군인, 자원봉사자들이 대대적인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아산시 배방읍의 한 마을 입구에서 내려다보는 수해현장은 쓸려 내려온 나무와 자갈이며 흙으로 엉망이 된 모습이었고 곳곳이 찢기고 부셔져 참담했다.
발 딛을 틈 없는 마을에는 자원봉사에 나선 공무원과 청년들이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연신 자연재해로 처참해진 현장을 치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 농가 밖에는 안에서 힘들게 들고 온 여러 부산물들을 한쪽에 쌓아가며 행여 문제가 없는지 살피느라 부산해 보였다.
재해 잔여물을 정리하던 한 자원봉사자는 “이젠 몇 회 다니다 보니 피해지역 주민들이 내 식구 같고 참 마음이 아프다. 누가 보더라도 여느 가정집과 별반 다르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복구되길 꿈꾼다”라며 희망사항을 이야기했다.
그는 또 “앉아서 식사할 장소마저도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밤이 되면 이분들이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 앞선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듯 건넸다.
8월 3일부터 10일까지 8일 동안 꾸준히 내린 비는 때론 쏟아 붓듯이 때론 간헐적으로 장마 존재를 확실히 나타냈다. 해당 기간의 강수량을 집계한 결과 3일이 273mm를 넘기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가장 많은 강수량으로 전체 피해 80% 이상을 기록한 지난 3일부터 최근까지 누구보다도 발 빠른 현장 방문으로 여기저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무원과 민간인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
특히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주택을 찾았을 때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속히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니었다.
수해지역 한 주민은 “가구며 먹거리가 있던 자리는 흔적도 없고 쓸려 내려온 나무와 흙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너무나 허탈하다”며 “비 피해 주민들의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 재산의 전부를 폭우에 뺏겨 버렸다. 당장에 먹고 살 길이 막힌 상태니 나라에서 나서서 도와주길 바랄 뿐이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아산시 공무원, 국회의원, 시의회 의원 등 이들 도움이 없었다면 갈 곳 없는 나 같은 사람은 폐허가 된 집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어야 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와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내 집처럼 정성으로 도와주니 이분들에게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산시는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으며 응급복구 작업에 공무원,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 등 인력 6754명과 굴삭기, 덤프트럭, 살수 준설차, 스키드로더 등 770대 장비를 투입해 응급복구가 한창이다.
또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주택 침수·파손 피해주민에 대해 재난지원금을 우선 지급하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피해상황은 8일까지 사명 1명, 실종 2명, 도로유실 31개소, 제방유실 60개소, 산사태 13개소, 주택침수 693동, 상가침수 169동, 농경지 피해 3670농가 1614ha 등 잠정 피해금액이 약 498억원에 집계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