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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세이] 피그말리온 형 예비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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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세이] 피그말리온 형 예비기업가

박종형 칼럼니스트 기자 johnypark@empas.com 입력 2020/08/17 13:10 수정 2020.08.17 13:45
박종형의 경제이야기

미래 기업가를 꿈꾸는 창업자는 임신한 여인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희망을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은 일종의 기적을 일구려는 도전이다. 
피그말리온의 창조에의 도전이 그러했고, 빌 게이츠가 19세에 미미한 나비 날개 짓으로 시작한 창업에의 도전이 20년 후 세계 제일 갑부라는 성공의 폭풍으로 결실된 게 그러했다.

피그말리온(Pygmalion)은 고대 희랍의 전설에 등장하는 키프로스의 왕이다.
그는 조각의 명인으로 이상적인 배우자를 찾으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막강한 왕의 지위와 권세를 이용해 왕비를 간택하려 하지 않고 오래 동안 마음속으로 꿈꾸며 그려 온 여인상을 스스로 창조해 내기로 결심했다.  그가 의지한 것은 불타오르는 열정과 몇 개의 조각 칼 뿐이었다. 지극한 정성과 심혈을 쏟아 부어 상아를 다듬은 끝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름다운 여인상이 형상화되어 나타났다. 그 이름은 갈라티아 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름다운 미소를 짓거나 감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없는 한낱 조각품에 불과했다. 생명을 불어넣지 않고서는 그가 소망하는 창조가 완성될 수 없었다. 해서, 그는 미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에게 갈라티아의 생명을 간청했다. 그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여신은 기꺼이 생명을 주어 축복했다. 피그말리온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 사랑하는 여인의 탄생이라는 기적 같은 창조로 승화된 것이다.

저 신화가 주는 감동은 무모 하리 만큼 진지한 정성과 불타는 열정과 확고한 신념으로 이룩한 창조의 실현에 있다. 빌 게이츠는 컴퓨터에 특별한 재능과 열정을 소유한 청년이었다. 그가 모두가 선망하는 하버드대학교를 자퇴하고 단짝인 폴 앨런과 차고에서 창업을 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최초의 PC의 등장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그런 유의 PC를 처음으로 상품화 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선을 빼앗겼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창업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가녀린 나비의 미미한 날개 짓과 같은 것이었다. 창업 후 그가 올린 첫 매출 수입은 3천 달러에 불과했다. 그와 파트너 앨런은 성공을 확신하고 오로지 제품(소프트웨어)개발에 몰두했다.

그들이 얼마나 한 우물 파기에 전력했든지, 앨런은 부족한 마이크로프로세서관련 기술을 배우기 위해 그 전문 회사에 취직까지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날개 짓은 20년간 계속해 커지고 그 파장이 확대되어 드디어 ‘윈도우’라는 PC 운영체계의 ‘창(窓)’으로 폭풍우 몰아치듯 돈벼락을 안겼으니, 서른 아홉 약관에 20세기의 미다스(midas)요 세계 제일 갑부라는 월계관을 씌워 준 것이다.

그들이 차고를 황금의 성으로 바꾼 창업에 성공한 것은 현대에 일어난 <피그말리온의 기적> 같은 것으로 순전히 신념과 열정과 노력으로 성취한 쾌거였다.

대학에 가 보면 강의실이나 연구실, ‘창업동아리’나 창업보육센터마다 미래 창업을 꿈꾸는 예비 기업가들이 넘치고 있다. 대학 캠퍼스가 활력에 넘치고 빛나는 것은 젊은 그들의 꿈 때문이다. 그들이 소유한 열정과 용기와 신념만이 지치지 않는 창조에의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 그들은 ‘학문의 상아’에다 피그말리온처럼 열정과 정성을 쏟아 부어 머지않아 ‘이상 하는 기업’을 조각해 낼 것이다. 그리고 비록 불확실하지만 무한한 창조적 가능성에 넘치고 있는 ‘가치의 신神’인 시장은 그들이 조각해 낸 기업 상(像)에다 ‘창업의 성공’이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축복할 것이다.

피그말리온 형 성공은 피나는 노력의 결과이므로, 그 가치는 아무리 과대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예비 기업가들의 시도는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든든한 것이다. 젊은 그들의 창조적 열정에 찬 모험은, 그들한테서만 발견되고 그들만이 투자할 수 있는 특별한 용기요 가치며 희망이기 때문이다. 설사 그들의 기술과 정성과 열정이 부족해 중도에 좌절하거나 끝내 실패의 쓴 잔을 마시게 될지라도, 그들로 인해 자극되고 신명난 창조의 활력은 매우 가치 있는 것으로 창조적 기상의 샘이 될 것이다.

현대에 있어 피그말리온 형 성공은 더 이상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해마다 수만 창업자들이 창업에 도전하여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창업이 정성과 열의만 가지고 성취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없이는 절대로 실현이 불가능한 것 또한 분명하다.

창업정신은 분명히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신념과 아름다운 용기로부터 나온다. 성공을 향한 인고(忍苦)의 세월을 버틸 수 있는 힘은 오로지 그러한 신념과 용기에 있다. 안일한 삶을 연연하거나 실패를 두려워하고서는 불가능하다. 가능하다면 안전하고 편안한 설계로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건 젊은이들 누구나의 바람일 것이다.

모험에 찬 인생에 도전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모험여행은 직장의 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 번쯤 시도할 수 있을 뿐이다. 더구나 인생을 몽땅 거는 창업에 도전해 온갖 위험과 시련이 도사리고 있는 길고 긴 여행을 떠남에 있어 서랴. 어찌 창업자들을 대견해하지 않을 수 있으며 창업에 성공한 기업가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모험정신은 뜨거운 피가 끓고 신념에 목숨이라도 걸 수 있는 젊은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일진데, 모든 젊은이들이 피그말리온의 열정과 정성으로 창업이라는 창조적 도전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21세기의 희망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지위와 권세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창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성취한 것처럼, 미래의 왕이요 왕비인 청년들이 무난한 삶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가치 지향적인 창조적 도전에 나서고 있는 가 자문하면 선 듯 긍정할 수 없다.
운동장을 뜨겁게 달구는 ‘아, 대한민국!’ 서포터들의 단순미 넘치는 열정은 무엇이며, 천만 명 넘게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예닐곱 번씩이나 관람하는 청년 매니아들을 사로잡는 매료는 무엇인가.

피그말리온 형 가슴에서 분출되는 그런 신명과 활력과 에너지가 창업 같은 창조적인 도전에 부어진다면 진정 ‘아,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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