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관혼상제’ . 유교적 전통에서 이 4가지 의례야말로 인간이 살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으로 통했다.
그 중에서도 한 사람이 어엿한 어른이자 독립된 가정의 일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의례는 바로 혼례였다.
실제 조선 시대에는 아직 성년의 나이가 되지 않아 관례를 치르지 못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혼례를 치르면 어른으로 대접하곤 했다. 결혼 자체로 한 사람이 어른이 되었음을 확인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소 고루할지도 모르는 이런 얘기를 굳이 끄집어 낸 것은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담당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고 나서다.
김대헌 대표는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의 장남이다. 이른 바 2세 경영인이다.
김대헌 대표는 김민형 SBS 아나운서와 교제 중인 것으로 지난달말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호반건설측도 “김 대표가 김 아나운서와 신중하게 교제 중인 것으로 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신중하게 교제하고 있다는 것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결혼한다는 것은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게 우리 전통의 일부다.
이 때문일까. 김 대표의 행동 하나하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재계의 지적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지난 19일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등 일부 매체를 통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사업을 위해 자산관리회사 호반AMC의 예비인가를 6월에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본금은 70억원으로 이르면 10월 국토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김대헌 대표가 리츠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호반건설은 리츠 사업 진출을 통해 보유 자산을 유동화, 확보한 자금을 다양한 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임대주택, 물류센터 등 각종 개발 사업에 리츠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림산업, 대우건설, 한라 등 일부 건설사도 리츠사업에 진출했다.
호반건설로서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셈이며 김대헌 대표로서는 부친 김상열 회장의 후광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때마침 호반건설이 추진하려는 IPO(기업공개)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호반건설측은 이에 대해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업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기를 미룬다”고 밝혔지만, 김대헌 대표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 의중은 뭘까. IPO보다 2세 경영 본격화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 모든 게 김민형 아나운서와의 교제설이 나오면서부터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교제와 결혼설을 계기로 김대헌 대표가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게 재계 일각의 판단이다.
유교적 전통을 중시하는 김상열 회장이 김대헌 대표의 결혼을 앞두고 경영권 이양을 위한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에 회사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홍보팀의 최지은 대리는 “모 아나운서와의 결혼설과 김대헌 대표의 최근 경영 행보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2세 경영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