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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학기행 "이육사의 광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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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학기행 "이육사의 광야"

김학영 기자 hyk5282@naver.com 입력 2020/08/25 14:56 수정 2020.08.25 17:02
청량리역에 문학기행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 사방팔방 들이치는 빗줄기에 아랑곳없이 툭툭 털며 앞으로 나아가는 20명의 사람은 ‘ 서울시와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마련한 11회차 프로그램,  ‘서울문학기행’ 가운데 다섯 번째 기행인 ‘이육사의 광야’ 편에 나선 시민들이...
서울문학기행 참가자들 빗줄기에 겉옷이 흠뻑 젖어버렸다/ 사진 : 김학영기자

[기동취재본부=뉴스프리존]김학영 기자=지난 22일(토) 오후 3시, 청량리역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방팔방 들이치는 빗줄기에 겉옷이 흠뻑 젖어버렸다.

홍릉수목원은 이제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 사진:김학영기자
홍릉수목원은 이제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 사진:김학영기자

아랑곳없이 툭툭 털며 앞으로 나아가는 20명의 사람은 ‘ 서울시와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마련한 11회차 프로그램,  ‘서울문학기행’ 가운데 다섯 번째 기행인 ‘이육사의 광야’ 편에 나선 시민들이었다.

이번 서울문학기행은 소설가 고은주 해설사가 사연이 있는 "이육사의 광야" 편, 청량리역에서 골목 속으로 이들을 안내했다  사십 평생 열일곱 번이나 붙잡히고 갇히며 항일운동에 투신한면서도 아름다운 저항시를 써왔던 육사가 죽음의 길로 떠난 1943년 가을, 일본 경찰에 이끌려 이곳 청량리역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온몸이 포승줄로 꽁꽁 묶이고 얼굴은 용수로 가려져 있었다 한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 ,참가자들 '소설가 고은주 해설사'  /사진:김학영기자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 ,참가자들 '소설가 고은주 해설사' /사진:김학영기자

용수라는것은 대나무나 밀짚을 엮어서 길쪽한 바구니처럼 만들어 술을 거르는 데 쓴는 물건인데. 그당시에는 죄수를 이감할 때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머리에 씌웠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그때 세 살이었던 딸은 팔순이 된 지금까지도 용수 쓴 아버지를 기억한다고한다.

그때 마흔 살의 육사는 세살짜리 외동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한다. "아버지 다녀오마".육사는 어린시절부터 항학을 배우며 유교적 전통을 익혔지만 일본 유학과 중국 유학을 통해 근대 문물을 받아들인 신지식인이었다. 자, 이제 잠시 그 불행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 아름다운 홍릉숲을 걸어보도록 한다. 

홍릉수목원은 이제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이 되었다/사진:김학영기자
홍릉수목원은 이제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이 되었다/사진:김학영기자

그 시절 임업시험장이었던 홍릉수목원은 이제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이 되었다. 보기 드물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그저 구경만 해도 좋지만, 식물마다 이름표가 붙어 있어서 자연 공부를 하기에도 좋다. 1892년생 반송도 있으니 지나간 시절을 추도하는 것도 좋겠다. 명성황후가 묻혀 있던 홍릉 터와 고종이 잠시 쉬며 물을 마셨다는 어정도 볼 수 가있다.

명성황후가 묻혀 있던 홍릉 터와 고종이 잠시 쉬며 물을 마셨다는 '어정'
명성황후가 묻혀 있던 홍릉 터와 고종이 잠시 쉬며 물을 마셨다는 '어정'/사진:김학영 기자

우리는 이제 홍릉숲을 나서서 종암동으로 간다. 1939년, 이육사가 살았던 곳. 이육사는 난징에서 의열단이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졸업으로 동아온 1933년 후반 무렵부터 서울 생활을 시작하는데 지인 집에 머물다가 서대문 형무소에 갇혔고 이후 요시찰 인물이 되어 이곳저곳 떠돌게 된다. 그러다가 부모님과 아내,형님 가족까지 함께 모여 살게 된 곳이 종암동 62번지라고한다.

1919년12월에 개관한 '문학공간 이육사'는 종암동 62번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
1919년12월에 개관한 '문학공간 이육사'는 종암동 62번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

모처럼 안정감 있는 생활을 해서인지 육사는 1939년에 "청포도" 1940년에는 "광야의 태양" "절망" "교목" 등의 시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1919년12월에 개관한 '문학공간 이육사'는 종암동 62번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 육사의 옛집은 오래전에 사라지고 빌라로 바뀐 터라 바로 옆에 적당한 터를 몰색해 건물을 올린 것이라고한다.

1층은 북카페 형식의 라운지,2층은 육사의 생애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장이며,3층은 종암동 주민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4층 옥상 정원에서도 육사의 숨결을 느낄수 있다.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인데, 23세에 대구 조선은행 폭탄사건에 연루되어 첫 번째 옥살이를 할 때의 수인번호 264를 필명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번 탐방을 통해 유명 작가들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를 따라가며, 서울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참여 인원이 20명으로 줄었지만, 온라인 유튜브(어반티비) 생중계로 더 많은 분들이 문학기행과 함께 참여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문학기행을 통해 몸과 마음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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