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재벌가 자제와 아나운서간의 만남과 헤어짐이 회자(膾炙)되는 형국이다.
지난달 말 호반그룹가(家)의 2세 김대헌 호반건설 대표와 김민형 SBS아나운서와의 결혼설이 나오더니, 다른 한 커플은 헤어질 조짐을 보여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가의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와 조수애 전 JTBC 아나운서 부부가 결혼 2년 만에 결별설에 휩싸였다.
박서원·조수애 부부는 최근 서로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로우(친구 끊기)하고 일상 사진과 웨딩 화보를 지웠다.
그동안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모두 없어진 상태다. 둘의 아이 사진도 찾아볼 수 없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선 두 사람 관계에 이상기류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재벌가에서 결혼상대로 아나운서를 꼽는 트렌드는 지난 2000년대 중반이후 본격화됐다.
그 시발점을 끊은 게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과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였다. 노 전 아나운서는 2006년 결혼하자마자 KBS에 사표를 던지고 현대가의 며느리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의 결혼 생활은 몇 년에 걸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한 일간지는 이들 커플이 이혼했다는 대형 오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는 범삼성가의 장손이라 할 수 있는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이다희 전 스카이TV 아나운서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1990년생인 이선호 부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종손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우리 나라 재벌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삼성과 현대가 며느리로써 아나운서를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중견 재벌들도 너도나도 이런 바람을 탔다. 올 들어서만도 경동그룹 후계자인 손원락 경동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이 강서은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예전 같으면 어림없던 일.
재벌 대다수는 정관계 혹은 같은 재계와 혼맥을 이어갔다. 성장을 위해 권력과의 밀접한 관계가 필요했으며 때론 또 다른 자본의 힘이 요구되어서다.
아나운서와의 결혼은 재벌가의 결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전형적인 명문가보다는 평범한 집안 출신의 재원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특히 아나운서는 지성에다 미모를 갖춘 경우가 많아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허나 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것은 아나운서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명성을 누리면서 빚어졌다. 대중이 선망하는 스타가 되어 재벌가로 시집을 간다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다.
임현주 MBC 아나운서는 개인유튜브 채널에서 “사랑해서 결혼하는 거니 비난할 바는 아이지만 일련의 과정이 대중에겐 그럴게(재벌과 결혼하기 위해 아나운서가 됐다고) 비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