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뉴스프리존] 정병기 기자= 경남 진주시와 이형기시인 기념사업회(회장 박우담)는 20세기 우리나라 지적서정의 대표시인 이형기를 기리는 2020년 제10회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로 강희근 시인(77세)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선정 시집은 ‘리디아에게로 가는 길’(현대시학사, 2020)로 등단 55주년을 기념하여 발간되었으며 강 시인의 21번째 자작시집이다.
이번 상은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되었으며 심사위원인 오형엽 교수(고려대)와 이재복 교수(한양대)는 본심 심사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단에 삶의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요란한 시가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강희근 시인의 이번 시집은 길에 대한 성찰로 가득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삶의 고양과 그 아름다움이 그 어떤 여타의 시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경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강희근 시인은 경상대학교 명예교수로 그간 국제펜 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지냈고 ‘프란치스코의 아침’ 등 21권의 시집과 ‘시 읽기의 행복’ 등 15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공보부 신인예술상, 김삿갓 문학상, 가톨릭문학상 특별상, 경상남도문화상, 송수권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올해부터 이형기 문학상의 지역문학상 명칭을 ‘청천(菁川)문학상’으로 변경하였다. ‘청천(菁川)’은 남강을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아름다운 강이란 뜻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청천문학상의 첫 수상자로는 조은길 시인(65세)이 선정됐다. 선정 시집은 ‘입으로 쓴 서정시’ (천년의 시작, 2019)이다.
강외석 문학평론가는 심사평에서 “시집 ‘입으로 쓴 서정시’는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두 갈래의 시적 지향 곧 서정 이탈과 서정 지향이 공존하고 있다”며, “그래서 시인은 세상살이에 핍진(乏盡)한 타자에 대한 시선을 축으로, 그 타자들에 대해 일체감을 느끼는 사랑과 슬픔을 포개어 얹어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은길 시인은 1955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하였으며 199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3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창작기금을 받았으며, 시집으로 ‘노을이 흐르는 강’(서정시학, 2007), ‘입으로 쓴 서정시’가 있다.
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6일 오후 2시 촉석루 누각(진주성 내)에서 단촐하게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