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F통신]정병기 기자= 경남 남해군은 굳이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더라도 만조기만 되면 상습적으로 침수됐던 ‘남해군 남면 평산리’가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내습에도 침수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해군이 올해 4월 전국 최초로 준공한‘전동식 파도막이’덕분이었다.
남면 평산항에서는 해수 범람이 잦은데다 강한 바람이 불면 거친 파도가 곧바로 인근 민가를 강타하는 일마저 잦았다. 주민들에 따르면, 태풍 내습이나 집중호우시에는 무릎까지 차는 물을 헤치며 다녀야 했던 일이 부지기수였다. 주택 파손은 물론 침수 때마다 마을에 쌓이는 쓰레기 역시 처치곤란이었다.
이에 남해군은 상습 침수지역 재해 예방을 위해 지난 2018년 10월 행정안전부에 재난 안전 특별교부세 사업 신청서를 제출해 같은 해 12월 특별교부세 10억 원(국비)을 확보했다. 남해군은 여기에 군비 8억 원을 더해 2019년 8월 평상지구 침수방지시설 설치 공사를 착수하기에 이른다.
남해군은 이 일대에 방파제 보강 공사를 시행하는 한편 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동식 파도막이’를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아직 도입된 적이 없는 방식이긴 했지만, 평산 지구에 적합한 시스템이기도 했다.
평산항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등으로 제작된 고정식 파도막이를 설치하게 되면 당장 주민들의 물량장 출입이 불가능해질 수 있었다. 월파를 막겠다고 1m 높이의 차수벽이 설치되면 항만 이용 자체가 어려울 수 있었던 것이다.
남해군은 평상시에는 평지처럼 차량 이동이 가능하면서도 만조시이거나 태풍·집중호우가 닥칠 때면 차수벽을 전자식으로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당 부서에서 cctv로 현장 상황을 관찰하면서 평산리 어촌계장이나 이장 등과 협의해 필요시 차수벽을 내렸다 올렸다 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반응이다. 생업에 지장 없이 침수 피해 역시 예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식 평산리 개발위원장은 “그동안에는 이 마을에 1m 이상 물이 차고 파도가 집으로 곧바로 들어오기도 했다. 만약 이게 없었다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때 이 일대는 쓰레기장이 되었을 텐데, 파도막이 설치후 아직 침수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게 고정이 되어 있었으면 불편한 점이 많았을 건데 전혀 그런 점이 없어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해군은 올해 들어 세번 닥친 태풍에도 평산리에 침수 피해가 없었다는 걸 확인하고 향후 ‘전동식 파도막이’ 설치를 다른 지역에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