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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넘어야 하는 세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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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넘어야 하는 세 고비

박종형 칼럼니스트 기자 johnypark@empas.com 입력 2020/09/26 17:36 수정 2020.09.26 17:50
[박종형의 기업에세이]

창업이 사업을 일으켜 성공시키는 대사이니 결코 만만할 리 없다. 최소한 힘든 세 고비를 지혜롭게 넘겨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

창업에는 성공 아니면 실패가 있을 뿐 중간이란 게 없다. 창업은 절대로 실패를 전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패한 창업이 성공한 그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을 정도로 창업이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 때문에 창업에 성공하려면 리스크를 최소화함은 물론 최대한 경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고도 반드시 세 고비를 지혜롭게 넘기기 않으면 안 된다.

그 첫 고비는 ‘제품의 개발’이다.

그건 새로운 가치를 지닌 경쟁력이 우수한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이 과정이 ‘제품화과정’이다. 그 과정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만나 어떤 한 형태로 태어나는 창조적 시기다. 아이디어만 좋아서도 안 되고 그것을 제품화할 수 있는 기술이 꼭 뒤따라야 한다.  따라서 그 고비를 무난하게 넘기는 데는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개발 산실은 마치 어머니 자궁과 같다. 얼마나 훌륭한 태아를 길러낼 것인가가 전적으로 산모한테 달렸듯이, 제품화는 그 성공여부가 개발인력한테 달려 있다. 그들이 소유한 지식과 기술은 태아에 공급되는 영양과 같고 열정, 신념, 용기, 인내심, 성실 같은 창업정신은 태교와 같다. 창조를 위한 공들임은 다른 창조보다 길어서 수년씩이나 걸리기도 한다.

개발과정 고비마다 치르는 고비 또한 여러 가지다. 반복되는 확인실험과 평가, 모형의 제작과 수정, 시작품試作品의 제작과 평가의 피드백 등 최종 시작품생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만만찮다. 그러한 고비를 넘기는 데는 인내와 끈기, 시간과 돈이 필요하므로 합리적인 계획과 지혜로운 운영이 필수적이다. 드디어 시작품생산에 성공하면 일단 제품으로 사용자 또는 소비자 테스트 등 시장 테스트를 받는다. 그 때가 제품화의 최종적이고 가장 심각한 고비다.  다음 단계로의 이행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테스트 결과가 비관적이면 그때까지의 개발노력이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

개발과정에 불을 지피는 불씨는 아이디어고 꿈이다. 그 불은 ‘피그말리온의 염원’ 같은 것이다. 그 에너지가 열정으로 타올라야 지치지 않고 온갖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간절한 지성과 함께 제품을 창조해 내는 데는 기술이나 노하우 같은 ‘기술 천사’가 있어야 한다.

꿈과 지성과 열정만 가지고는 창조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창업을 기술과 경영의 접목이라 표현한다. 기술 천사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많으며 노하우 천사는 오랜 경험을 쌓은 도사들이 일하는 현장에 많다. 때문에 창업이 활발하게 전개되려면 그들이 자연스럽게 창업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활동하며 정당한 대가를 나눌 수 있어야 유리하다. 우리나라처럼 대학의 고급인력인 이공계 교수들이 창업에 무관심해서는 특히 벤처창업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는 대학이 심지어 신약 같은 장기투자가 요하는 첨단 벤처제품 연구개발에 투자까지 하고 있다. 학생 등록금이나 부정하게 착복하는 대학 재단이 그런 경영마인드로 혁신되지 않고, 대학교수들이 냉담 하는 한 창업 열기의 확산과 진작은 어렵다.

제품의 개발과정은 장차 효자(star) 노릇을 할 상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자한다는데 그 가장 힘든 고비가 있다. 그 성공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오죽 컸으면 벤처창업을 모험투자 사업이라 했겠는가. 아무리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런 모험이 잘못되면 호랑이한테 잡혀 먹히듯 거덜이 나는 도전인 것이다. 그러므로 창업, 특히 벤처를 무슨 일확천금 하는 것쯤으로 여기는 인식은 잘못된 오해다. 

둘째 고비가 ‘생산’이다.
제품화과정의 산물이 제품이라면 두 번째 과정은 그것을 상품화하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product’라는 단어를 ‘제품’으로 표시하고 이해하는데 실은 정확한 이해는 제품과 상품을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다.

제품은 판매할 가격을 매기는 ‘price mix’를 해서 매출이라는 영업수입의 근거가 될 때 비로소 상품이 된다. 따라서 시험생산에 성공해서 양산체제로 전환되어야 상품의 생산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산준비의 완비는 곧 상품화의 완결인 셈이다. 또한 생산준비는 판매할 상품이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필수적인 전제임으로 이를테면 영업의 어머니 격이며 영업과 함께 성장 구동체驅動体의 양 바퀴다. 그만큼 생산은 중요하다.

개발 도중에 포기해 버리는 사업 아이디어나 제품이 수없이 많은 것은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상품화할 가치가 없어서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만일 상품화할 가치에 대한 과학적 확신이 없이 생산을 준비하는 투자를 하게 되면 그 창업은 분명히 실패한다. 그러므로 창업이 제품화에 성공하는 게 필수적인 전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창업에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상품으로 생산해 내려면 본격적인 준비와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사업타당성이 검증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회사형태를 갖추며, 필요한 인, 허가를 얻고, 공장 또는 사업장을 마련하며, 조직하고, 자금을 확보하는 등 이른바 생산을 위한 모든 준비를 갖춰야 한다.  계획된 만큼 적기에 생산해 판매할 수 있도록 모든 체제와 설비와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모든 생산준비라는 게 다 돈 드는 것이어서 ‘초기화자금’이라는 자금부담은 자기자본력이 약한 창업자한테 감당하기 어려운 고비다. 해서 창업 초기에 창업자한테 가장 무서운 적은 적자가 아니라 자금부족의 악화로 인한 자금부도다. 일껏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시킨 제품을 허술하게 상품화시켜 시장에 내보냈다가 고배를 마시는 사례는 허다하다. 제품가치와 상품가치의 구별에 무지한 창업자가 이외로 많다. 예컨대, 장기간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제품이 판매에 실패하면 그건 제품가치만 높을 뿐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낮은 무용지물이 될 뿐이다. 

상품이 시장에 진입해 미래고객한테 선을 보이는 과정과 시장점유라는 일정한 영토를 확보하기까지에는 이외로 상당한 자금이 투자된다. 아직 매출이 미미한테다가 불안정한 시기여서 자금은 부족하기 쉽고 신용거래가 불가능한 때여서 자금운영이 어렵다. 때문에 열정과 신념과 사업아이디어만 가지고 빈약한 돈주머니를 찬 채 덤볐다가 막상 상품화에 성공한 후에 시장진입 과정에서 자금이 달려 지쳐 쓰러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말하자면 ‘경제규모의 판매’라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창업유년기)의 길이에 따라 상품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생산 공장을 떠난 제품이 상품화라는 날개를 달고 미지의 시장으로 날아가 안착할 수 있는 활주로를 찾아 랜딩하기가 그처럼 돈도 많이 들고 까다로우며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마지막 고비는 ‘판매’다.
영업화과정은 판매라는 실전에 나서는 시기다. 그 출전은 이미 경쟁자가 차지한 시장점유율이라는 영토를 뺏으려는 것이며. 시장에 널려 있는 소비자들에게 고객만족이나 고객감동의 메시지를 띄워 충성심을 사로잡아 신시장이라는 점령지를 개척하려는 것이다.

전장인 시장은 초행에다 도와줄 아군이 없으며,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냉엄한 시장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거긴 극히 타산적인 잠재고객의 눈길을 끄는 일 조차도 경쟁이고 돈이 드는 곳이며, 경쟁자의 텃세나 우세가 드세고, 경쟁의 치열함은 차라리 살벌할 정도다.

그러므로 얼마나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성능을 지닌 상품을 어떤 마케팅이라는 총에다 장전해 가지고 무장하느냐가 시장경쟁에서의 승패를 가름한다.

우위경쟁력이란 제품화과정에서 잡은 제품우위경쟁력과 상품화과정에서 확보한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성에다 감동차원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고객에게 이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고품질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무기들을 적절히 구사하여 경쟁에 이겨 목표한 판매를 달성하게 만드는 게 마케팅이다. 따라서 창업의 성공은 마케팅에 의해 마무리되는 것이다.

아무리 제품개발과 상품화가 완벽했어도 마케팅이 부실해 실패하면 첨단무기로 무장하고도 패전하는 것처럼 경쟁에 이길 수 없다.

그건 전략과 전술 양면을 다 구사함으로 어찌 생각하면 전 단계의 기술과 자금과 달리 ‘두뇌싸움과 발품팔기 경쟁’의 성격이 짙다. 마케팅도 기술과 기법을 사용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신념, 열정, 마케팅지향 마인드 같은 정신의 무장이다. 말하자면 영업화의 성공은 전 두 단계와는 달리 전적으로 판매자(marketer)인 사람한테 달려 있는 셈이다. 때문에 마케팅에 있어도 ‘경영 마인드’가 중요한 것이다.

창업이 추진되는 과정이 상호 어떻게 연관돼 있는가를 살펴보면 불가분의 관계에다 어느 단계가 더 중요하다 할 수 없을 만큼 덜 중요한 단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창업은 그 세 과정을 순리적으로 쫓아 균형 있고 상호보완적으로 추진해야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창업에 좋은 파트너가 필수적인 이유도 그런 이치에 연유한다. 창업자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듯 세 단계의 일을 다 감당한다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일종의 팀워크로 해내는 고도의 창조행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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