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진영 기자= 정부가 한국판뉴딜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매년 늘어가는 투자 부담으로 기관들의 재무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태흠 의원(국민의힘, 충남 보령·서천)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27개 주요 공공기관의 투자실적은 181조 257억원에 달했다.
해당 투자액은 대부분 자체재원으로 137조 6289원(76.0%)을 공공기관이 조달했고 정부의 예산지원은 43조 5768억원(24.0%)에 불과했다.
정부는 매년 60조원 내외의 투자계획을 수립해 이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2017년 78.6%에 불과했던 달성률은 2018년 83.8%, 지난해는 96.4%까지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공기관의 투자실적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무리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계획된 1조 1875억원 중 1조 1829억원을 투자해 달성률이 가장 높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96.6%)와 부산항만공사(89.5)가 그 뒤를 이었다.
투자실적이 높은 기관들과 달리 강원랜드는 5734억원의 투자계획 중 2974억원(51.9%)을 집행해 달성률이 가장 낮았으며 한국마사회(55.1%)와 한국석유공사(62.8%) 등도 달성률이 부진했다.
문제는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공공기관 투자를 강조하다보니 부채비율이 급증하는 기관들이 나타나고 있고 자본잠식에 이른 기관들까지 무리하게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는 3년간 2조 8338억원을 투자했는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718.5%에서 3020.9%로 급증했고 25개 공공기관 중 3년 사이 부채율이 높아진 경우는 17개에 달한다.
대한석탄공사는 자본잠식 상태로 2017년 이후 정부예산 지원 없이 전액 자체재원으로 881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한국판뉴딜’을 추진하며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40개 중점관리 프로젝트’ 등을 통해 공공기관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흠의원은 “공공기관들이 한국판뉴딜 등의 무리한 정부정책을 뒷받침 하다 보니 재무상황 악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재원의 적정 분담 등을 통해 정책효과를 높이고, 공공기관의 재무 건전성도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