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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교착 상태 한일 관계 '물꼬' 트나..
경제

신동빈 롯데 회장, 교착 상태 한일 관계 '물꼬' 트나

한운식 기자 입력 2020/10/12 16:24 수정 2020.10.12 17:01
오는 17일 나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에서 조문 외교 펼칠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이던  신동빈  회장이 2018년 10월 5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집행유예로 풀려 났다  

[서울 =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1일자  ‘한국의 반일 저지하는 외교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직전의 아베 신조 정권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반일 행위나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 가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스가 총리는 앞으로도 (한국에 맞서) 국제법을 존중하고 국익을 추구하는 외교를 관철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산케이는  “(이번 독일 당국의 결정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지난 1일 독일 외무상과 가진 화상회담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는 등 독일 측에 취한 외무성의 조치들이 먹혀든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녀상을 방치하면 ‘위안부는 강제로 연행된 성노예’라는 역사의 날조가 확산될 수 있다”며 “(한국의) 악질적인 반일 행위의 싹을 확실히 잘라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격하게 주장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산케이는 “스가 총리가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매우 어려운 양국관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을 촉구했음에도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위안부상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일본 내 극우 세력을 대변하고 있는 신문의 논조라지만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해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모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양국 간 서한이 오가고 두 정상이 통화도 했다. 한일관계를 이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있다고 본다”며 “관건은 실제적 조치와 행동이다. 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구체적 결과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양국관계를 선순환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고, 혹 그게 안 되면 누군가 그 같은 물꼬를 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도쿄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난 것.  국내 정재계 인사 중 스가 총리와 회동한 것은 신 회장이 처음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 중식당에서 스가 총리와 오찬 회동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22분 도쿄 나가타초의 더 캐피탈 호텔에 있는 중식당 '호시가오카'에서 신 회장, 화장품 기업 ‘고세’의 카즈토시 고세 사장, 편의점업체 ‘훼미리마트’의 사와다 타카시  사장 등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일본 언론은 총리실의 분 단위 동정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하고 있는 신 회장은  지난 8월 말부터 일본에 체류하며 현지 사업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악화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의 집안은 일본 정계와 오랜 기간 교류했다.

창업자인 신격호 전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및 아베 신조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도 가까운 사이였다.

신 회장은 일본 정계에 두터운 인맥을 과시한 바 있다. 

본인과 장남의 결혼 행사에 당시 현직 총리인 나카소네 야스히로와 아베 신조가 각각 참석한 바 있다.

신 회장 자신도 일본 국적을 유지하다가  1990년에서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때문에 1955년생인 신 회장이 군 면제를 받기 위해 국적 취득을 늦추었다는 일부의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수시로 양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재자로서 보폭을 넓혀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17일 도쿄 그랜드 프린스 신다카나와 호텔에서 열릴 나카소네 전 총리 장례식에 신 회장이 참석할 예정인데, ‘조문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리문제, 비자 문제 등으로 인해, 장기 체류 자격이 있는 신 회장 외의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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