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뉴스프리존] 정신우 기자= 한없이 투명한 하늘아래 선선히 불어오는 맑은 바람에는 가을볕이 가득하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여행’이라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된 요즘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찾을 필요가 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자연이 주는 삶의 여유를 만끽 할 수 있는 곳, 함안의 대표적 비대면 생태관광지인 입곡군립공원에서 가을을 스케치 해본다.
입곡군립공원은 수려한 자연풍광으로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소이다. 창원과 함안을 잇는 1004호 지방도를 거쳐 입구에 들어서면 풍경화같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의 명물 중 하나인 ‘입곡 저수지’이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에 협곡을 가로막아 축조한 저수지는 산의 모양을 따라 물이 고여 길고 구불거리는 독특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닿는 모습이 자연적인 호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수지 상류는 자연생태가 그대로 보존돼 경관이 뛰어나다. 운이 좋다면 이른 아침에 피어오른 물안개가 연출하는 멋진 풍경도 카메라에 담을 수도 있다.
입곡군립공원의 매력은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연두색의 입곡출렁다리이다. 길이가 96m에 이르는 입곡출렁다리는 육중한 로프가 다리를 꼼짝 못하게 잡고 있어 전혀 미동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힘주어 발을 굴리면 뒤따라오던 심약(?)한 이들이 웃음 섞인 괴성을 지른다. 흔들리지 않는 듯 출렁대는 짜릿함이 묘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다리 끝에서 나무 계단을 돌아 오르면 깎아지는 절벽 위에 저수지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팔각정이 있다. 사색의 계절, 이곳에 앉아 잠시나마 상념에 젖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정자 아랫길에 위치한 0.8km길이의 산림욕장 오솔길에는 굴참나무, 단풍나무 등 크고 작은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고 색색의 야생초화류가 심어져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또 곳곳에는 쉼터와 저수지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사진으로 추억을 담기에 좋다.
저수지의 뛰어난 경치를 좀 더 색다르게 감상하려면 군에서 직영으로 운영 중인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저수지 주변 삼림욕장과 기암절벽, 다양한 수림이 드리워진 빼어난 경치를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무빙보트 운행 중 간간이 비상하는 새들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어 연인이나 가족단위로 뱃놀이를 즐기면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입곡군립공원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비경도 있다. 진입로에서 우측으로 난 등산길을 오르다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 서면 한반도의 모양을 한 입곡저수지를 볼 수 있다. 굽이진 저수지의 형태가 여지없이 한반도이다. 아직은 모르는 이가 많지만 앞으로 핫한 포토 존이 될 듯하다.
공원의 공설운동장 안쪽 골짜기 6만㎡에 연못, 무늬화단, 유리온실, 미로원, 산책로 등으로 조성된 입곡문화공원도 또 다른 볼거리이다. 무늬화단에서는 다양한 야생화를 계절별로 감상할 수 있으며 유리온실에는 각종 다육식물과 선인장을 식재하여 생태학습장으로,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최근에는 아라길 자전거도로 종점부터 입곡저수지 주변으로 총길이 1.71km에 이르는 수변데크로드를 새롭게 개통했다. 방문객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아라길을 통해서도 입곡군립공원까지 수월하게 찾아올 수 있게 됐음은 물론, 데크 산책로를 이용해 입곡저수지 주변의 절경을 보다 가까이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진입도로 확·포장과 인도정비, 공원주차장 진입교량 가설 등으로 방문객의 편의를 높였고 공원 내 야간경관조명을 새로이 설치해 야간에도 또 다른 멋과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0월 중순부터 물들기 시작한 입곡군립공원의 단풍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원색으로 물든 단풍과 단색으로 쌓여가는 낙엽의 대조가 저물어 가는 한해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이 계절, 문득 아무계획 없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면 입곡에서 짙어진 가을의 색을 사진기에 담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