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스프리존]김형태 기자=독립기념관은 한국광복군 총사령으로 해방 후 귀국해 제헌의회 국회의원을 지낸 백산 지청천 친필 일기를 독립기념관에 기증하고 자료기증식을 개최한다.
16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 4층서 열리는 기증식은 지청천의 외손인 독립기념관 이준식 관장이 기증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기증되는 자료는 백산 지청천이 친필로 기록한 일기 5권과 그가 해방 후 활동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사진들이다.
'지청천일기'는 1957년 1월 지청천이 사망한 후 차녀인 지복영 여사가 보관 관리해 왔다. 지 여사도 2007년 사망해 그녀의 아들인 이준식 관장이 소장하고 있다가 2018년 문화재로 등록됐고 이번에 독립기념관에 기증의사를 밝혔다.
지청천(1888∼1957)은 1919년 중국으로 망명한 이래 해방 직후까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항일 무장독립군으로 활동한 정통 무장이다.
1940년 충칭에서 창설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군인 한국광복군 총사령관로 항일 투쟁을 이끌었다. 해방 후에도 바로 귀국하지 않고 중국에 남은 교민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다 1947년 4월 이승만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청천일기'에는 1951년 5월부터 1956년 12월까지 기록이 국한문 혼용 쓰여 있다. 근 6년에 이르는 기간 매년 1책씩 사용했고 1954년과 1955년은 1책에 쓰여 있어 모두 5권이 전해진다. 크기는 18.3×12.3cm이고 양장으로 제본됐다. 표지에 인쇄된 ‘자유일기’는 필자가 쓴 것이 아닌, 일기장을 만든 업체가 표기한 것이다.
지청천이 일기를 남긴 기간은 귀국 후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여서 정치 활동에 대한 내용이 많지만 독립운동시기를 회고하던 내용도 부분적으로 포함돼 있다.
지청천은 2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외교국방위원장과 민주국민당 대표최고위원을 지냈다.
중량감 있는 위치에서 국가 건설 기틀을 다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지 않자 좌절감을 느꼈고 이러한 당시 감정이 일기 곳곳에 배어 있다.
“금일은 한일합방의 국치일인데 조야 각계가 이날을 잊은 듯 관청은 물론 각 학교도 하등 기념 행사가 없으니 한민족은 건망증인지? ” (1952년 8월 29일자, 일기 발췌)
“이 생활(국회의원으로 정치활동)에 염증나고 모략을 모르고 협잡을 체득하지 못한 무인으로서 좀처럼 힘든 생활” (1954년 5월 1일자, 일기 발췌)
이번에 자료를 기증한 이준식 관장은 “문화재로 지정된 '지청천일기'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해방 후 독립운동가 출신 정치가가 겪었던 새로운 국가 건설 고민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