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뉴스프리존] 정병기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의 남강댐 안정성 강화 사업이 재난관리의 기본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추진되는 등 지역 사회의 반발과 지역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진주시에 따르면 시는 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인 남강댐 안전성 강화사업 기본계획안 중 남강 및 가화천 방류량 증설에 따른 비율 배분(남강:가화천=1:6)에 대하여 절대 수용 불가 의견을 밝혔다.
해당 사업은 최대강우량 기준이 증가하고 가능최대홍수량(PMF)을 초과하는 사례가 수차례 계측되는 등 남강댐 주변 환경이 당초 설계 때와는 달라져 극한홍수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2018년 입안되었고, 올해 중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놓여 있다.
수자원공사의 현 기본계획안은 남강댐의 높이 숭상(1.9m) 및 최고수위 확보, 남강 방면 보조 여수로 2문(초당 1000톤)과 가화천 방면 제수문 4문(초당 6000톤) 신설 등이 핵심이다. 신설 규모를 보면 양쪽 방면 모두 기존 대비 2배의 초당 방류량이 쏟아질 수 있다.
하지만 계획안 중 방류량 배분은 아무런 법적 근거나 타당성을 찾을 수가 없다. 따라서 단순히 수자원공사가 양 수문과 관계된 진주시와 사천시의 반발을 우려하여 기존 방류량 비율 그대로 설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재난 상황에서 남강 본류 방향 방류량을 추가로 늘릴 경우에는 남강 및 낙동강 유역에 거주하고 있는 진주~김해의 106만 명에 달하는 인구의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대재앙의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남강댐 바로 아래에는 주택 단지를 포함한 진주 시가지가 밀집해 있는 데다 남강 본류 유량이 급격히 증가한 채 낙동강과 합류함으로써 주변 시군의 하천이 모두 범람하여 광범위하게 피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남강이 합류한 지점 직후인 밀양 삼랑진에서 양산 물금까지 20㎞ 구간의 강폭이 불과 500∼800m로 좁은데다 밀양강, 양산천이 곧바로 낙동강으로 합류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남강 본류 방류량의 증가는 물적 피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 유역에 사는 많은 시민들의 생존권에 직결되므로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주시는 지난해 2월 이래 5차례나 수자원공사를 방문하여 남강 본류 방류량 증가 방안에 대한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는 지난주 과거 재난상황 통계를 토대로 한 지자체 검토의견을 통해 가화천 대비 유로 연장이 18배(189.83㎞), 유역 면적이 128배(3,467.52㎢)에 달하는 남강 본류에 방류량을 증가시킬 경우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파악했으며, 낙동강 전체 유량 중 남강의 비중이 홍수 때 55% 가량 증가한다는 사실(27%→42%)을 방류량 증가 불가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진주시는 방류량 관련 방침에 더하여 수자원공사 측에 피해 최소화와 사업비 절감을 위한 지하수로 신설 노선과 노선안 변경 등 대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향후 수자원공사의 남강 본류 방류량 증가와 관련한 계획안이 남강 유역 106만 거주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변경되지 않을 경우 지역 국회의원과 시 의회, 시민사회의 역량을 한데 모아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사업 계획변경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계획을 접한 진주시민들도 강력하게 반발하며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동안 수자원공사에 수차례 입장을 전한 바 있었던 조규일 진주시장은 남강 본류 방면 방류량 증대 방침에 확고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조 시장은 과거 지역 국회의원과 진주시의회, 수자원공사 본사 임원 및 지사장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올해 중으로 남강댐 치수능력 증대사업 공사를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근거를 토대로 지자체 반발 해소 및 재난피해 발생 최소화라는 두 과제를 수자원공사가 해결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은 처음부터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