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 동안 뭘 하다가 임기 6개월 남짓 남겨두고 예술의 전당 건립 안건을 내놓으면서 마치 시의회가 시민 문화공간건립을 가로 막은 것처럼 너스레를 떨고 있는 제천시가 이상하다.
2014년 구 동명초 철거현장 담벼락에 귀신 나올까 겁나도록 음산한 벽화를 그려놓고 이념투쟁을 시작한 것은 시의회가 아니라 제천시가 아닌가? 삼한의 초록길, 구 동명초 부지활용방안 등 민선 5기에서 시작한 것이라 해서 3년 6개월 동안 질질 끌고 온 장본인들이 지금 와서 예술의 전당 운운하는 단초부터 시의회에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주, 봉화 시민이 무엇 하러 제천까지 오케스트라 연주를 관람하러 오나. 이웃 안동에 가면 멋진 안동 예술의 전당이 있는데 제천까지 올 이유가 없다. 혹시 수준급 공연이면 제주도까지라도 못갈 이유 없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제천까지 원정 관람은 무리다.
모든 원인은 차치하고도 제천시가 시의회를 성토할 명분이 부족하다. 국제음악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는 시 형편을 의원들이 모를 리 없다. 도시인구집중정책, 구직난해소등도 시의원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왜 예술의 전당 건립 건을 부결처리 했는지 제천시가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반성해야 할 차례다.
행정이 코미디가 아니라고 필자는 늘 강조해 왔다. 임기응변식 집행방식과 진정성 없는 행정방식 때문에 제천시는 시의회에 신임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동명초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민선 6기 취임 초부터 연구해 오다 늦어져서 지금 대안이 구축되었다면 시의원들에게 부결처리해달라고 애원해도 가결되었지 않았겠나?
시의원들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제천시 발전을 저해할 이유가 없다. 당리당략도 아니라고 본다. 필자가 몇몇 시의원의 의향을 분석해본 결과 백지화 시켰다가 다시 추진하게 된 배경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알린 다음 시민들 공론 속에 예술의 전당을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모든 건립 안건은 2018년 민선 7기에서 차분히 설계하도록 준비해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시민들 앞에 내놓는 것이 어떠냐? 고 되물었다. 민선 6기 마지막에 급히 설계해서 졸작을 선보일 일이 없다는 것이다. 시의원도 제천시민들이고 제천시 발전을 갈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립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이왕 늦은 것 차분히 설계해보자는 뜻이 듬뿍 담겨있는 진솔한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민선7기 시장이 누가 되든지 제천시를 위해 모두 헌신할 사람들인데 왜 시의원을 번번이 매도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눈치다.
시의회는 시민들의 대의기관인줄 번연히 알면서 시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제천시는 자중해줄 것을 바라면서 시의원 자신들 임기도 6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지 말자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원인제공은 민선 6기에 있고 진정성 없는 시 행정이 결국 예술의 전당 건립 건마저 부결시킨 결과를 유발시킨 것이라 보아진다. 행정이든 사업이든 한번 신용을 잃으면 이런 유사한 일들이 빚어진다는 사실과 함께 교훈도 얻게 된 셈이다.
쇼맨십이 강한 어린아이 같은 철부지한 행정리더는 영구할 수 없으며 진정성 없는 행정은 ‘사상누각’과 같이 견고할 수 없다는 진리를 시민들에게 각인시켜준 결과로 보이고, 제천시의회는 예술의 전당 건립안건에 대해 부결처리 잘했다고 전하고 싶다. ‘내로남불’ 행정이 특기인 제천시는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