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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무서운 '중산간 개발' 제주노루 고작 3천500마..
사회

'총보다 무서운 '중산간 개발' 제주노루 고작 3천500마리…역대 최저

온라인뉴스 기자 onlinenews@nate.com 입력 2021/03/31 13:06 수정 2021.03.31 13:09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를 잃게 된 제주 노루가 로드킬과 들개의 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봄나들이 노루 가족의 망중한
봄나들이 노루 가족의 망중한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노루는 농작물을 뜯어먹어 농가에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2013년 6월 총기 포획이 가능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됐다가 2019년 7월 해제됐다.

2018년 말 노루 개체 수가 3천800마리로 적정 개체 수인 6천100마리보다 2천300마리 적은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총기 포획이 금지되면서 노루 개체 수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노루 개체 수는 3천500마리로, 총기 포획이 일정 기간 가능했던 전년 4천400마리보다 20.4%(900마리)나 줄었다.

제주에서 처음 노루 개체 수를 조사한 2009년 1만2천800마리와 비교했을 때 11년 만에 72.7%(9천300마리)나 감소한 수치로, 역대 가장 적은 개체 수다.

총기 포획이 금지됐지만, 노루 개체 수가 줄어든 이유로는 '중산간 개발'이 꼽힌다.

중산간 지역 개발로 살 곳을 잃은 노루가 새로운 서식지를 찾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에 치이는 로드킬이 급증하고 있다.

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관계자는 "중산간 지역에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노루들이 살 곳을 잃고 있다"며 "다른 산림이나 목장 지대로 이동하는 노루들이 늘어났고, 그만큼 차에 치이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0∼2012년 로드킬을 당한 노루 수는 평균 140마리였지만 2013년 330마리로 증가하더니 2014∼2018년 450마리, 2019년 557마리로 부쩍 늘었다.

여기에 유기된 반려견이 야생화돼 비교적 몸집이 작은 암컷 노루나 새끼 노루를 공격해 죽이면서 노루의 번식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관계자는 "최근 한라산국립공원 내 들개를 포획해 관찰한 결과 대부분 버려진 반려견이었다"며 "들개가 노루를 반복적으로 공격하면서 사냥 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기 동물 개체 수가 매년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서식지 파괴로 인한 문제보다는 들개로 인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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