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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칼럼] 영월군, 이성 잃은 환경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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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칼럼] 영월군, 이성 잃은 환경정책

김병호 논설주간 기자 입력 2021/04/03 13:39 수정 2021.04.04 21:14
쌍용양회 폐기물 매립장 예정지와 쌍용천.(사진출처 : 시민단체 자료)
쌍용양회 폐기물 매립장 예정지와 쌍용천.(사진출처 : 시민단체 자료)

최근 쌍용양회가 영월군 한반도면 소재 채굴종료지구(폐광산)에 매립면적 19만1,225㎡, 매립 기간 16년, 매립용량 약 560만㎡ 규모의 폐기물 매립시설 프로젝트을 추진 중이다.

이 지역은 석회암 침식 지형, 절리(갈라진 틈)와 지하 동공이 많은 불안전한 지반으로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할 경우 침출수로 인한 수질 및 토양오염이 우려되는 곳으로 지적되고 있다.

1994년 6월 경북 포항시 대송면 舊유봉산업이 폭우로 매립장 제방이 붕괴되 염색 슬러지(지정폐기물) 수십만톤 이 포항 공단으로 유출됐고, 이로 인해 약 1년간 공단 일대가 심각한 환경재앙을 겪은 바 있다.

당시 포항시가 전 행정력을 동원해 폐기물 매립장 안정화 사업에 올인했지만, 응급 복구하는데 약 1년 이상 걸렸으며 복구하고 난 뒤에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연일 발생했다. 제천 왕암동 지정폐기물 장 붕괴사고로 시민들이 수년간 고통을 받아 온 사실도 있다.

폐기물 종류는 크게 지정폐기물, 고상(액체가 아닌 것), 액상(액체로 구성된 것) 두 종류로 나뉘고 일반폐기물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주로 산업폐기물, 건설폐기물, 생활폐기물 등으로 구분되고 있다.

쌍용양회가 매입하려고 하는 품목은 주종이 사업장폐기물, 건설폐기물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폐광산 지역에 폐기물을 매립할 경우 지층이 고르지 못해 차수막 설치가 난제로 부각 되고 있다. 혹여 설치한다 해도 폐기물 하중으로 인해 차수막이 찢어질 수 있고 침출수 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가까이 장곡 취수장이 있으며 이곳은 14만 제천시민들의 식수원이 있는 곳이다. 제일 우려되는 부분이고, 동, 서강 자연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려니와 비산먼지, 분진, 악취, 침출수등 최악의 환경재앙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도 나오고 있다.

색소 실험에서 쌍용천에 유입된 색소 모습.(사진출처 : 시민단체자료)
색소 실험에서 쌍용천에 유입된 색소 모습.(사진출처 : 시민단체 자료)

그렇다면 폭우가 내릴 때 지하 동공으로 스며들든지 아니면 절리로 스며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침출수는 동, 서강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는 제천, 단양 시민단체들의 주장도 뒤따르고 있다.

그 침출수가 남한강 수계지역으로 유입돼 제천, 단양, 영월 시 군민을 포함해 종국에는 서울 시민들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월군 환경과장은 지난 3월 29일 필자와 대화 도중 “우리는 공청회 열고 서류 만들어 원주지방환경청에 보내면 그만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군 단위 환경 담당 책임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영월군 의회, 영월군은 묵묵부답으로 쌍용양회 폐기물 매립장 건설 추진을 우회적으로 협조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제천, 단양 시 군민들이야 똥물을 마시든 시궁창 물을 마시든 상관할 바 아니란 말은 없었지만, 이웃 시군에 살면서 무표정한 이들의 얼굴에 한기가 느껴졌다.

올해 초 매립장 예정지(카르스트 지형) 주변에서 침출수 쌍용천 유입 여부를 실험하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쌍용양회가 기존에 주장했던 사실은 “매립장 침출수가 쌍용천에 유입되는 것은 14년 이상 걸린다.”라고 시민단체에 밝혔으나 색소 실험 결과 불과 3일 만에 쌍용천에 푸른 빛을 띤 색소가 유입되는 과정을 주민들이 봤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쌍용양회 주장은 어불성설이 된 셈이다. 제천, 단양 시민단체는 “지난 60년간 쌍용양회 시설로 인해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하며 그동안 파괴되고 훼손된 자연환경을 원상 복구하고, 주변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안 사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부족하다.

지금까지 분진으로, 자연파괴로, 질병으로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상처 위에 엄청난 양의 산업폐기물을 소각해 시멘트를 만들어 오던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갖다 부어서 매립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시민단체는 격분했다.

오는 4월 9일 2시 영월문화회관 공청회에 제천시 의회, 시민단체, 단양군 의회, 군민단체가 쌍용양회 폐기물 매립장추진반대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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