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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에게 쌍욕 했다는 죄목의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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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에게 쌍욕 했다는 죄목의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최자영 기자 paparuna999@gmail.com 입력 2021/07/08 21:18 수정 2021.07.09 22:57
가족끼리 서로 욕해 본 적 없는 이가 나서서 돌을 던지시라

대선후보를 물색하는 데 개인의 도덕성을 가지고 마녀사냥이 시작되었다. 경기지사 이재명이 언젠가 형수를 향해 했다는 쌍욕이 때를 만난 듯 SNS(사회적 네트워크 서비스)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다른 이도 아닌 ‘형수’를 보고, 그것도 그냥 욕이 아니라 ‘쌍욕’을 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단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다 크게 문젯거리가 안 된다.

이재명(사진출처: 뉴스프리존, 2021.7.5)
이재명(사진출처: 뉴스프리존, 2021.7.5)

솔직히 가족 간에 원색적으로 욕을 하고, 추한 재산 싸움도 가족 간에 하고, 또 욕심으로 이해관계가 얽히면 남이 알게 모르게 계획적으로 가족을 살해하기도 한다. 부모를 죽이는 이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이라 가족 간에 특별한 도덕이 성립된다고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 때로 가족이 남보다 더 못할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은 만나서 시시덕거려도 가족끼리는 아예 인연 끊고 살기도 한다.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다는 말이다.

그렇게 보면 다른 이 아닌 형수에게 욕을 했다고 해서 큰일이 난 것처럼 떠들 것도 없을 것 같다. 남 아닌 가족이 더 ‘웬수(원수)’ 같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감정의 상태는 대부분 상대적이라, 일방적으로 한쪽의 잘못만 탓하기는 어렵다. 이재명 지사 가족의 경우 복잡하게 얽힌 사건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여기서 거론하자는 것은 아니고, 일단 형수에게 쌍욕 한 것만 두고 본다면, 이재명이 형수에게 쌍욕 한 것만 녹화되어 돌아다니고, 형이 욕을 한 증거는 없다.

그런데 무지막지한 쌍욕을 자꾸 상습적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겠으나, 한 번쯤은 이재명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또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못하는 욕을 가족이니까 마음 놓고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이 아닌 가족에게 한 것은 그 자체로서 명예훼손이나 뭐 그 같은 죄목의 형사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가족끼리는 도둑질해도 그 자체로서 당연히 절도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가족은 특별하다.

문제는 ‘쌍욕’을 했다는 것인데, 그것도 새겨보면 그냥 ‘욕’과 크게 다를 것이 없고, ‘오십보백보’이다. 욕의 정도가 심하여 어떤 수준 이상이 되면 범죄가 된다는 그런 기준을 정한 조항은 없다. 특히 한 번의 녹화에서 2회 쌍욕을 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계획에 의해 고의로 하는 것이라 보기 곤란하고 또 그런 상황은 자꾸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이재명이 여러 번 그런 쌍욕을 하니까 마침내 녹음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지금 객관적으로 남아있는 증거를 두고 말한다면, 한 번의 녹음기록이 남아있다. 한 번이든 여러 번이든, 현재 이재명이 그 쌍욕을 한 행위를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상황이 어떠했던, 또 상대의 잘잘못과 무관하게 본인의 오해, 편견, 아니면 수양이 부족해서 쌍욕을 했을 수도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그 쌍욕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다. 문제는 하고 싶은 행위를 참는 것은 성인 아니면 위선의 행위이다. 이재명이 집안 식구에게 한 욕을 두고 마녀사냥 하는 이는 화가 나도 스스로 자신의 가족에게 욕을 해본 적이 없는, 하해같이 마음이 인자한 성인군자이거나, 아니면 자기도 욕을 한 적이 있으면서도 이재명을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위선자일 가능성이 있다.

사실 위선보다 솔직한 것이 백번 낫고 미래 발전성도 훨씬 높다. 하고 싶은 욕 하고 나면 안 하고 참는 것보다 자신에게는 정신 건강상 좋고, 그렇게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상대에게도 순기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 표현함으로써 서로 절충점을 찾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위선 하느라 참는 것이 더 손해가 큰 것 같기도 하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위선자보다는 욕을 해도 솔직한 사람을 뽑는 것이 백 배, 천 배, 아니 백만 배 더 낫다. 남아있는 증거로 볼 때 적어도 쌍욕 한 것은 한 번의 녹음으로 돌아다닐 뿐이고, 또 적어도 그 같은 쌍욕 한 것을 본인이 잘한 짓이라 우기지 않는 한에 그러하다. 이재명은 성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다. 민주정치는 모든 이의 능력과 도덕성을 같은 것으로 본다. 의인(義人)은 찾으려 해도 존재하지 않는다. 성경 말씀이다.

이재명의 가족사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이 글 쓰는 이를 포함하여 다른 많은 이들은 보통 사람이다. 집안 식구와 서로 쌍욕을 하면서 사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것도 일회성이 아니라, 화날 때마다 상습적으로 한다. 모르는 욕은 몰라서 못 하고 알고 있는 욕은 다 한다. 그러나 가족 중에 그 욕을 녹음하여 공개하는 이는 사실 흔하지는 않다. 미운 가족이라 하더라도 짓밟아 없애버리려 하기보다는, 여전히 녹음이 공개되었을 때의 파장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같이 대선을 앞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때 그 녹음은, 녹음한 이의 상황이나 의도가 어떠했던가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관련자를 사회적으로 매장하여 파멸시키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가족끼리 쌍욕 안 해본 사람이 있으면 나서서 이재명에게 돌을 던지라. 다만 욕은 했지만 들키지 않은 이는 빠져야 하고, 또 쌍욕의 정도가 이재명처럼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이도 빠져야 한다. 화가 나서 하는 쌍욕은 유보 없이 알고 있는 만큼 다 하게 되는 것이므로 쌍욕에 달통한 수준의 정도를 보여줄 뿐, 악의의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 화냄이 타당성이 있나 없나 하는 문제와 무관하게 그러하다. 화가 날 때, ‘욕’을 하는 것과 ‘쌍욕’을 하는 것의 차이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쌍욕도 사회적 문화의 한 산물이다. 이재명이 그만한 쌍욕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일류 대학 나오고 쌍욕 못하는 철부지 ‘마마 보이(엄마 말 잘 듣고 공부 잘해서 일류 대학 가는 아이들)’보다 밑바닥 세정에 더 정통해있다는 사실의 증거가 된다. 밑바닥에서 잔뼈를 키우면서 배운 쌍욕이 거치면 거칠수록 밑바닥 인생을 꿰뚫고 있다는 증거가 되며, 앞으로 민초를 위해 주효한 정책을 수립할 때 든든한 주춧돌이 될지도 모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쌍욕 구사는 역기능이 아니라 오히려 순기능으로 작용할 전망에 있다.

이재명이 위선하지 않고 막무가내 대놓고 퍼부은 쌍욕이 서민 민초를 배반하고 위선하는 위정자들의 마녀사냥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쌍욕은 개인 인성의 어떤 하자가 아니라, 그가 견뎌내서 마침내 오늘을 이룬 숱한 시련의 삶의 역정을 반영하는 한 사회적 산물일 뿐이다. 그는 그런 쌍욕을 배우지 못한 온실의 ‘마마 보이’가 아니었다. 또 노무현 정부가 준 장학금을 받아서 미국 하버드 대학에 유학하고 돌아오는 동안 쌍욕에 정통하지는 못하지만, 환자의 권익을 위해 병원에 CCTV 설치하는 데, 의사들 입장을 생각하여 미적거리고 발뺌하면서 유보하자고 하는 국힘당 대표 이 아무개 같은 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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