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는 젊은 예술가들의 활동사항을 듣기 위해 구성됐다. 총1,238명의 예술인과 88개의 예술단체가 참여해 열린 연극제로 불리며 새로운 도전에 문 열려있는 '제13회 연극 페스티벌 개판'이 지난 11일, 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방역 단계가 4단계로 높아지면서 폐막식이 2주 후로 연기되었다.
연속 기획 인터뷰는 젊은 예술가들의 현 활동사항을 듣기 위해 구성됐다. 극단 바라-봄 "예상치 못한 방문객" 이성재 연출를 인터뷰했다.
극단 바라-봄 "예상치 못한 방문객"은 어떤 연극인가요?
극단 바라-봄의 창작연극 <예상치 못한 방문객>은 한 고급 호텔의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다. '화장실' 이용자와 대기자에게 상이한 의미의 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대기자에게는 절실함, 분노, 반성을 경험하게 하고 이용자에게는 사색, 평온함, 상상의 시간을 경험하게 합니다. 이 작품 속 대기자들은 이용자를 보지 못한 채 편견 어린 대화를 이어나갑니다. 관객 또한 그 대화만을 지켜보며 이용자를 상상하게 됩니다. 관객들이 보지 못한 화장실 이용자의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가 사라진 채 해석되고 진실로 굳어집니다. 극단 바라-봄은 이와 같은 현상을 작게는 개인과 개인의 오해, 크게는 지역, 세대간의 오해를 빚어내는 소통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소통의 문제를 결혼을 경험할 커플과 결혼을 경험한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표면화 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대략 얼마나 줄었나요?
팀원 개개인 모두 지난해를 기준으로 공연이 3~5개 정도 무산이 됐습니다.
연극이라는 장르 특성상 관객과의 호흡이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반응에 따라 내용이 바뀌거나 대사가 추가되기도 하니까요. 관객 없이 텅 빈 공연장에서 연극했을 때의 감정은 어땠나요?
바라-봄 팀원들은 각자 뮤지컬, 무용극, 거리극, 영화, 연극 등등에서 활동을 하는데 그 중에 관객 수가 가장 적은 장르가 연극이라고 모두가 느낍니다. 관객들의 반응을 가장 예민하게 느껴야 하는 장르에서 가장 적은 수의 관객이 온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느껴지지만, 소수의 사람을 위한 공연이라 생각하면 조금 더 특별해지기도 합니다.
연극을 하지 못한다는 우울함이 클 것 같아요.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한 생각이나 각오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연극이나 여타 다른 장르의 공연예술들이 모두 그렇듯 누군가 하지 못하게 막는 게 아니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감염 위험 때문에 연습이나, 무대 세팅 등 공연 준비에도 큰 차질이 있을 것 같은데, 공연 준비는 어떻게 하시고 계신가요?
연습과 무대 제작 등등의 모든 일은 실내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이되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인원이 더 필요한 경우에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팀원 모두 코로나 검사를 공연 2주전 1주전에 받았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인원들도 코로나 검사를 마쳐야 한다는 판단에 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온라인 연극을 한다면 관객과 어떤 식으로 소통을 해야 할까요?
비대면 온라인 연극이 어떠한 촬영 방식과 기술적인 부분을 거쳐야 지금 현재 자리잡고 있는 영화, 드라마들과의 차이점을 주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연극의 세계는 관객과 가상의 벽을 두거나 그 벽을 허문채로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장르이고, 영화나 드라마는 스크린이라는 물리적인 벽을 둔 채로 진행되는 장르입니다. 연극을 그 물리적인 벽을 둔채로 진행시킨다면 과연 영화나 드라마와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지 그리고 연극으로써의 힘이 발현이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극적 구성과 상상, 연출의도 등의 설명과 공연 종료 후 소감은 어떻습니까?
이번 작품은 초연으로 인큐베이팅 단계의 작업이었습니다. 이번 작품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무사히 잘 커줬고, 이제 부족했던 문제들은 내부적인 협의를 통해 더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이 작품은 극단 바라-봄이 공연을 올리게 된 이유를 아주 잘 이행해 준 작품입니다. 바라-봄 팀원 모두 다시 한번 연극을 하는 것에 의미를 찾았고, 더 많은 공연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얻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연극을 제작하는 것에 투자하려 합니다. 올해가 절반이 남았는데 이 남은 기간 동안 신작 1편, 재연작 1편을 공연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바라-봄의 활동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제13회 페스티벌 개판 연극제를 위해 9개의 예술단체들이 모였어요. 이들을 단합하게 만든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모두 마찬가지로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연극이 코로나로 인해 지친 관객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극단 바라-봄은 이번 작품이 코로나로 인해 지친 관객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보다는. 이번 작품이 코로나로 인해 지친 우리 팀원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에게 이번 작품은 연극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고 있는 우리들을 끌어 당겨주는 역할 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작년만 공연이 5개 무산되고 각자 마음이 다른 길로 향해 갈때 쯔음 연습이라도 하자며 모였고, 그때 하게 된 작품이 이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관객들 보다는 우리들에게 많은 역할을 한 작품입니다. 이번 작품이 이제 막 인큐베이터 안에서 나올 준비를 끝냈고, 이제 관객들에게 다가갈 역할을 찾아나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