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는 젊은 예술가들의 활동사항을 듣기 위해 구성됐다. 총1,238명의 예술인과 88개의 예술단체가 참여해 열린 연극제로 불리며 새로운 도전에 문 열려있는 '제13회 연극 페스티벌 개판'이 지난 11일, 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방역 단계가 4단계로 높아지면서 폐막식이 2주 후로 연기되었다.
연속 기획 인터뷰는 젊은 예술가들의 현 활동사항을 듣기 위해 구성됐다. 극단 괴물의 연출가 김정회를 인터뷰했다.
이번 작품의 설명과 만들면서 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너네가 한다고 달라지겠어?” , “어차피 관심 없어.”라는 말들… 우리는 살면서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얼마나 관심 있게 보고 들으며 살아갈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순간에도 1초당 2만개의 플라스틱과 10초당 20만장의 비닐봉투가 버려지며 바닷새 90%의 내장안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은 잘게 쪼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우리의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린 환경단체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을 알아야 관심을 두게 되고 관심에서 변화가 온다.” 라는 말처럼 저희도 현실을 알게 되니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그 변화가 각자에게 찾아와서 이렇게 공연한편으로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큰 변화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이 공연을 보고 나가시면서 조금의 관심이 생기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서있는 그 자리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대략 얼마나 줄었나요?
약 50%정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전엔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일주일 전에 취소된 적도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연극이라는 장르 특성상 관객과의 호흡이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반응에 따라 내용이 바뀌거나 대사가 추가되기도 하니까요. 관객 없이 텅 빈 공연장에서 연극했을 때의 감정은 어땠나요?
관객분들이 계실때의 에너지와 안계실때의 에너지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분들이 없으실 때는 배우,스탭들의 모습도 안타깝고 그간 고생한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아쉽기도하고 허탈한 마음도 들지만 개인적으로 한분이 오시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하고자 하려고 계속해서 다짐하며 아픈 감정들을 추스렸습니다.
연극을 하지 못한다는 우울함이 클 것 같아요.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한 생각이나 각오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그런 기분이 들때면 오히려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공연을 하지못하는 시간에 좀 더 새롭고 제가 모르던 것들로 채워나가면서 이후 연극을 할 수 있을 때 더 좋은 재료들로 공연을 채워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감염 위험 때문에 연습이나, 무대 세팅 등 공연 준비에도 큰 차질이 있을 것 같은데, 공연 준비는 어떻게 하시고 계신가요?
매일 방역과 온도체크 소독등을 통해 감염위험 최소화시키고 조심하고 연습 진행시에도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며 위험성을 줄여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연습을 진행하다보니 벗었을때와는 다른 에너지나 말들이 들려올때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곤 했습니다. 도대체 언제끝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연을 보러오실 관객분들에게도 지금의 방역작업을 최대한 노출시켜 안심시켜드리고 이후 극장에 오실때에도 철저하게 소독하고 감염위험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비대면 온라인 연극을 한다면 관객과 어떤 식으로 소통을 해야 할까요?
사실 아직까지 비대면 온라인 연극에 대해 구체적이 대책이나 방법이 없어서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에 대해선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방식들이 정말 좋은 방식들이지만 개인적으로 연극의 현장감을 어떻게 하면 관객분들에게 전달시켜드릴 수 있을까가 고민입니다.
극적 구성과 상상, 연출의도 등의 설명과 공연 종료 후 소감은 어떻습니까?
처음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다가 제가 사는 동네에 쓰레기를 정말 아무런 관심과 양심없이 버리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이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삶에 가장 밀접한 플라스틱이 주 소재로 채택이 되었고 공동창작을 통해서 사회현상들을 대본화 시켰습니다. 서사를 중심으로 극을 풀어서 이 모든 현상들을 인물에 빠져들지 않게 보게 함이 먼저였습니다. 무대위에 나타나는 일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이후 펼쳐지는 내용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연극이 끝난 후 나는 그럼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실 수 있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공연종료 후 관객분들이 우리가 의도했던 내용들을 이해해주시고 위험성을 알아주셨을 때는 정말로 뿌듯했고 긴 시간의 작업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를 느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극을 보고 나가시는 관객 분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더 깨닫게 되었고 무뎌져가는 생각들을 다시 한 번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이 극의 목표처럼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라는 생각이 관객 분들에게 전달된 것 같아 뿌듯했고 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얼마나 변화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현실을 알았다는 것과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생겼습니다.
제13회 페스티벌 개판 연극제를 위해 9개의 예술단체들이 모였어요. 이들을 단합하게 만든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서로가 만든 공연들을 보러가며 응원해주고 이야기 해주는 부분이 정말 화이팅이 생기고 힘이 났습니다. 이런 점들이 이번 개판 연극제를 단합시킬 수 있었다고 봅니다.
공연의 주제와 코로나19 라는 상황에 처해있는 연극계에 포기란 무엇이고,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요?
공연의 주제는 현실을 알아야 관심을 두게되고 관심에서 변화가 온다 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연극계 포기는 빛을 잃는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빛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모두가 감염과 방역에 더 신경쓰고 주의해야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코로나로 인해 지친 관객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답답했던 삶에 조금이나마 쉼이 되어주거나 잃었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역할을 할수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과 동시에 우리가 잃어가고 잊고있던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거나 끄집어내 줄 수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