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대전시가 2018년부터 재개발로 사라지는 공간과 건축물을 기록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도시기억프로젝트’2021년도 사업이 최근 완료됐다.
올해 도시기억프로젝트를 통해 영구 기록물로 남는 건축물은 대전 중구 선화동의 ‘옛 대전법원관사’와 대흥동의 ‘좋은 부동산 건물’이다.
대전법원관사는 일제강점기 공주 지방법원이 대전으로 이전해 오며 현 대전세무소 자리에 있던 법원청사 인근에 지어졌다. 건립연대는 대전지방법원 청사의 준공시기인 1939년과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방 후까지 계속 관사로 사용되다가 최근 선화동 신축 아파트 부지에 포함되면서 지난 2월 철거됐다.
일제강점기 관사건축 중 사례가 많지 않은 법원관사라는 점과 보존상태 또한 비교적 좋았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퇴장이었다.
대흥동 좋은 부동산 건물은 대흥동 사거리에 접해 있는 ‘점포병용주택’으로 특이한 외관과 오래된 건축물이 주는 독특한 기품으로 그 주변을 지났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눈길을 주었던 건물이다.
1955년 건축됐지만 일제강점기의 ‘일양절충식(日洋折衝式) 주택’의 형식과 구조를 갖고 있다. 대흥동로터리의 한 모서리에 가로와 대지의 형태에 순응한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대전 도시계획과 건축형태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다.
이상희(목원대 교수) 대전시문화재위원은 “좋은 부동산 건물은 현재 대전에 남아 있는 충남도관사와 소제동철도관사, 이미 사라진 육군관사와 성산교회 목사관, 법원관사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한국전쟁과 소위 재건시대로 이어지는 근현대 주거양식의 계승과 변용을 추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건축물”이라고 평가했다.
임재호 시 문화유산과장은 “문화재 기록화사업은 기록을 통한 보존이라는 그 자체의 의미도 크지만, 기록화사업을 통해 역사적 의미가 분명해진 것들에 대해서는 문화시설로의 리노베이션 등 활용을 통한 보존 역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그동안 ‘옛 대전부청사(現 삼성화재 충청본부)’ ‘옛 정동교회(現 구석으로부터)’ ‘중앙시장 해방촌’ 등 근대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록화사업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