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프리존] 김태훈 기자=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에 6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은행나무가 지난 8월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은행나무 보호수(경기-고양-12)는 조선 초기에 심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은행이 열리는 튼튼한 나무로 일명 ‘향교골 은행나무’라고 불린다. 나무 밑둥에서 약 3m 지점에 기둥이 2개로 나눠지는데 한쪽에만 은행이 열린다. 가을이 되면 큰 은행나무는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고양동 지역 주민들은 작년 6월 옹벽을 없애 시야를 확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호수 주변 공원화 사업을 건의했다. 이후 시에서는 진단 컨설팅을 실시했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설계했다. 5월 말부터 시작된 공사는 지난달 24일 마무리됐다.
공원은 1억 5천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덕양구 고양동 258-14번지 일원에 약 800㎡로 조성됐다. 옹벽을 허물고 진입로를 추가했으며 보호수 주변으로는 왕벚나무, 소나무, 철쭉 등을 심어 녹지 공간을 마련했다. 또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무대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열린 공간도 제공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올 가을엔 가을빛으로 물들 은행나무 보호수 공원과 그 주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한번 걸어보시길 바란다”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100년 이상 수령의 노목, 거목, 희귀목 중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관리하고 있다. 일부 보호수 주변으로는 쉼터나 공원을 조성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쾌적하고 안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일산 호수공원 내 회화나무 광장에는 200년이 넘은 보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예로부터 나무의 꽃이 안쪽에서 피면 온 집안에 풍년이 들고, 밖에서부터 피면 논과 들에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보호수를 품은 회화나무 광장은 시민들이 걷고 쉬어가는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덕양구 고양동 235-1번지에 위치한 보호수 주변에는 쌈지공원이 있다.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는 새로운 벽제관을 증축하면서 만든 연못 주변에 심어졌다고 전해진다. 이곳에는 고양 지역 관리자들의 치적을 기리는 송덕비군도 있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어갈 겸 내 고장의 역사도 알게 된다.
또 고양시에서 가장 오래된 일산동구 산황동 417번지의 690년 느티나무 보호수를 비롯해 덕양구 오금동 594번지 경관녹지 내 은행나무 보호수, 덕양구 향동동 550번지 물향기공원 안에 있는 느티나무 보호수 등은 주민들이 쉽게 오고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시에 보호수로 지정된 수목은 총 31개소 34그루이며, 매년 나무의사의 진단·처방을 받아 외과 수술, 병해충 방제 등 보호수의 건강한 생육을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호수 소재지 31개소 중 사유지 내 20개소 21그루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보호수 소재 토지를 매입해 공원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