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25일 다섯번째 순회경선 지역인 호남권에서 격돌했다.
5명의 주자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합동연설회에서 호남권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양강'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는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공공개발을 막던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적반하장으로 '왜 공공개발 안 했냐', '공공 환수액이 적다'며 대선 개입하는 걸 보라"며 "부패 정치세력과 손잡은 기득권의 저항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평생 권력의 집요한 먼지떨이 감시 속에 살았다. 스스로를 어항 속 금붕어로 여겼고 '부패지옥 청렴천국'을 주문처럼 외웠다"며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절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는 "요즘 검찰의 국기문란 고발사주 사건과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로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대장동 비리도 철저히 파헤쳐 관련자는 누구든 법대로 엄벌하고 부당이득을 환수해 부동산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보다 도덕성에서 밀릴 수 있다는 기막힌 현실, 그래도 되냐"며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후보, 본선에서 반칙·특권 세력을 제압할 깨끗한 후보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과의 인연도 한껏 부각했다.
이재명 후보는 "저를 사회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 건 5월 광주로, 광주는 제 사회적 어머니"라고 했고,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후보는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하기 어렵다는 낡아빠진 편견을 깨겠다"고 했다.
추미애·박용진 후보는 각각 이낙연, 이재명 후보에 각을 세웠다.
추 후보는 "누군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챙기려 할 때 개혁의 동력은 맥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이낙연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탐욕스러운 '검(찰)-언(론)-정(치)-경(제)-판(사)' 카르텔의 부조리는 눈 감고, 윤석열과 대장동의 논리로 아군을 공격하는 몇몇 여권 인사들이 있다"라고도 비판했다.
박 후보는 "DJ의 후예라면 제도를 제안할 때 재정 뒷받침이 가능한지 따져야 한다. 관성처럼 '무상'자를 붙이면 다 복지제도처럼 생각하진 않냐"며 "진보의 탈을 쓴 게으름"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경남 남해에서 정치를 시작해 빨갱이 소리를 들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벽보를 지켜왔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본받아 영남에서 5번 낙방하면서도 지역주의와 싸웠다"고 했다.
장외 응원 대결도 치열했다.
행사장 밖에는 순회경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1천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지지 후보의 이름을 외쳤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소년공, 별 떴네',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들었고,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조인 '행동하는 양심' 등을 적은 현수막으로 맞섰다.
이재명 후보가 등장하자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대장동은 누구 것이냐"라고 연신 외쳐댔고, 이재명 후보는 별다른 반응 없이 행사장에 입장했다.
파란색 가발을 쓴 추미애 후보 지지자들은 꽹과리를 치며 "추미애가 옳았다", "검수완박", "조선일보 아웃" 등을 외쳤다.
김두관 후보 지지자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상징색인 노란색 마스크와 조끼를 착용하고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