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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칼럼] 제천시 어떻게 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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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칼럼] 제천시 어떻게 할 셈인가?

김병호 선임 기자 입력 2018/01/07 16:17 수정 2018.01.14 17:17
김병호 부회장.

1968년 일본인으로서 처음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설국(雪國)’은 14년간의 개고를 거쳐 완성된 섬세하고 서정미 넘치는 세계적인 명작이다.

아름다운 미의식으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을 구축하는데 주력해 또 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가 감각적인 표현과 감성이 차분히 바닥에 깔리면서 미의 세계로 깊이 파고들어간 것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행정도 예술이다. 행정을 승화시키면 시민이 감동하고 시민이 행복하면 지도자는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제천시는 이런 예술의 경지에 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시늉은 내야 했는데 이 부분마저 무너져 버리고 지금은 폐허가 돼 버린 도시를 껴안고 안절부절하고 있다.

제천 한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2일 오전 열린 제천시 시무식 겸 재난안전대책회의에서 “소방서나 제천시가 수사대상에 올라가 향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위법사실은 없는 것으로 판명되니 두려워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게 한 지역 단체장이 할 말인가? 구랍 23일 29인의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흘린 눈물은 뭔가? 화재 다음날 브리핑 시 “ 소방점검 이상 없다”란 발표는 무엇을 의미했나?

말의 전후가 매우 부적절 했으며 시민들이 생각하기는 화재참사 책임회피 하는 발언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아주 비 상식적인 처신으로 비칠 우려 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금 위법 따질 때인가? 단체장쯤 되면 유명을 달리한 29인의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을 밝히고 유족들에게 시가 최선을 다해 안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시가 잘못이 있으면 응당 처벌을 감수 하겠으며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라고 했으면 얼마나 남자다운가.

툭하면 과장에게 미루고 나는 모른다. 식의 행정은 시민들에게 비난받을 일 외에 아무것도 존재하기 어렵다. 14년간의 개고를 거치고 완성된 ‘설국’이 세계적인 명 작품이 되기까지 작가는 얼마나 작품에 심취를 했겠나? 임기응변으로 4년을 맞이한 제천시는 행정예술을 음미할 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

이제 5개월 남짓 남았지만 지방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시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마력이 필요하다. 뻔질나게 측근들과 중국 다니면서 얻어온 것이 뭔가? 백두산가고, 미국 하버드대 갔으며, 울릉도가고, 유럽 다녀와서 제천시가 뭐가 달라졌나?

제천시장 예비후보자 모 씨가 기자회견한 내용 중 측근비리 관련부분은 어떻게 변명할 텐가? 모 씨에 따르면 제천판 최순실로 간주하고 있다. 또, 의림지 이벤트 홀은 왜 저렇게 방치해 두나?

물론 음주운전으로 문제가 됐던 제천지역 한 도의원 가족이 헐값에 매입해 제천시에 34억 원에 매도한 이상한 거래도 민선5기에 있었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건물이 의림지 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정치를 지향하고 싶으면 현실정치에 몰두해 탁월한 행정실력을 발휘하면 내일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현실이 말짱 도루묵인데 무슨 정치? 어리석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금 제천시는 급박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을 겪는데 화재참사까지 겹치면서 한 지역은 쑥밭이 돼 버렸다. 시민들은 장사가 않되 아우성이고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지역경기가 설 명절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한숨소리만 들릴 뿐이다.

제천시 어떻게 할 셈인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 ‘설국’ 예시가 너무 화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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