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 여부가 26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손 검사를 출석시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판단한다.
손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던 지난해 4월 전후로 부하 검사 등에게 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 등을 지시하고, 고발장을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받는다.
김 의원이 이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고발장이 첨부돼 있었고, '손준성 보냄'이라는 표시가 남아 있었다.
지난달 10일 압수수색으로 수사를 본격화한 공수처는 이달 4일부터 손 검사와 접촉해 출석 일정을 조율해 왔다.
공수처는 14일과 15일 출석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손 검사는 변호인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며 확정을 미뤘고, 22일 출석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전인 21일 "내달 2일 또는 4일 이후 출석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공수처는 "변호인 선임 등 실질적으로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는 태도를 볼 때 22일에도 손 검사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20일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19일 밤에 이른바 '김웅-조성은' 녹취록 전문이 언론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출석하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 없다"고 기각했다.
공수처는 실제로 손 검사가 22일 출석하지 않자 체포영장 재청구 대신 법관 앞에서 양측이 소명할 수 있는 사전구속영장 청구로 방향을 수정했다.
법조계에서는 체포영장 기각 뒤 즉각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것은 출석 불응 우려를 판단한 체포영장 기각과는 별론으로 그동안의 수사를 통해 손 검사의 혐의를 소명할 정도의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 여부는 이번 수사가 또 다른 피의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향하는지를 결정할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손 검사는 그동안 "본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향후 공정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혐의 자체를 전면 부인해왔다.
특히 전날 손 검사의 변호인이 영장 청구에 대해 "대선경선 일정이라는 정치적 고려와 강제수사 운운하는 사실상의 겁박 문자를 보내며 출석 의사를 명확히 한 피의자의 헌법·형사소송법상 방어권을 침해했다"고 반발해 이날 심문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