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김종인이 야당 대선 후보선출 막바지 단계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과 관련 노(老)정객에 대한 불편한 시선과 함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의 인터뷰 발언은 다른 후보들 반발은 물론 SNS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비판이 쏟아졌다.
'희대의 기회주의자, 불세출의 정치달인'으로 불리기도 한 이 주인공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81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여야를 넘나들며 모두 다섯 차례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또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두루 재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재능을 남김없이 발휘했다.
김종인은 2010년대 들어 정치계에서는 보수와 진보 상관없이 정치적 어려움이 있을 때 해결사, 구원투수의 역활을 해왔다.
이때문에 김 전 위원장에게는 이른바 "정치권의 고액단타 과외선생, 여의도의 포레스토 검프, 희대의 기회주의자" 등등 적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그런 그가 다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선출의 절묘한 타이밍에 한 매체가 먼저 확정된 여당의 후보와 대결할 야당 후보를 특정해 지명했다는 기사를 보도했기 때문이다.
당연 다른 후보측은 격앙했다. 당내에서도 서로 분열 조짐이 있다.
다른 후보들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 비대위원장으로 매우 적절치 않은 이야기"라고 반발했다.
홍준표 후보는 그를 가리켜 '도사 나왔다'고 버럭 격분했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매우 격했다. '국민 노인밉상 김종인-', '조용히 지내는 게-- 주접은 망령으로 가는 지름길' 등등 SNS와 인터넷에선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김 전 위원장의 이 발언은 그러나 자신의 의도와는 별도로 노(老)정객의 경솔한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이 민감한 시점에서 특정 후보를 돕는 듯한 발언이 매우 경솔했고 정치 원로다운 면도 찾아볼수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공인은 더욱더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말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생각할 공간이 필요하다. 말할 가치가 있는지‘ 무익한지 잘 생각해야 한다. 내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고 상대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런데도 당의 원로라는 사람이 초접전 백중세인 막바지 전장 한가운데에서 "내년 대선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후보의 경쟁이 될거라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노욕의 극치를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만만해 보이는 초선인 윤석열 후보를 돕고 다루기가 힘든 홍준표 후보나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낙선되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있는 다급한 심정이 아닌지를 말이다.
혹여 이번 발언의 의도가 홍준표 후보가 선출되면 국민의 힘으로 다시 정치 복귀해 당을 쥐고 흔들수 없게 되고, 정치 초년 윤석렬 후보가 되면 킹메이커 역할을 했다는 소리를 다시 들으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욕심때문이 아닌가.
하지만 이번 발언이 말실수였기를 바란다. 의도된 발언이라면 대선후보 결정을 코앞에 둔 공당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비교하며 대장동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의 예를 들며 윤 후보측을 돕는 발언도 했다.
이같은 발언이 윤 후보 측이 득(得)이 될지 실(失)이 될지 모르겠지만 실(失)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가족이 죄가 있어도 이재명 후보 대장동의혹 파장에 비교하면 보잘것 없는 죄이니 용서가 된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윤석렬 후보 본인만 깨끗하면 되고 주변 사람들은 죄에 연루가 되더라도 이재명 후보 대장동 의혹에 비하면 괜찮다는 말로도 들린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다. 어떻게 이런 분이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다.
김 전 위원장 말대로라면 모든 정치인이 잘못을 해도 이재명 후보 대장동 의혹보다 못하면 괜찮다는 말인지 묻고싶다. 죄는 상대적일수 없다. 범죄는 그 자체로 범죄이기 때문이다.
원로이자 비중있는 정치인의 생각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후보가 될 사람 역시 국민을 위한 후보여야 하고 마땅히 그런 관점의 판단이 옳기 때문이다. 허나 이번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어디를 보아도 '국민'은 없다. 그러니 그가 노욕(老慾)을 부린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낡은정치 패거리 정치를 하지 못하게 당을 화합시키는 중재역할을 해야한다. 혁신없는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강현 내외뉴스통신 대전 세종 충남 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