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최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도안지구 개발 시행사가 학교 용지 확보 문제 등을 논의하는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적절한 만남으로 인해 시와 교육청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정 업체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대규모 아파트 부지 건설 조건인 학교용지 확보 문제를 두고 협의 매수보다는 강제 수용하도록 하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시 교육청 6층 중회의실에서 ‘2021 대전시 교육행정협의회’가 예정됐으며, 이에 앞서 허태정 대정시장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도안2-3구역 시행사 대표가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에는 대전시 도시주택국장과 교육청 행정국장이 참석했으며 교육청 비서실장, 시 도시개발과장이 배석했다.
그러나 이 만남은 허가권자인 대전시장, 대전교육감이 민간업자를 만났다는 점에서 구설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이날 도안2-3구역 학교 용지 확보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시행사 대표가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이하 학촉법)을 통해 학교용지를 강제 매수케 해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질의한바 학촉법의 결정권은 교육감에 있다는 취지를 제시하며, 강제 매수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시교육청은 교육부 해석이 달라 학촉법으로의 추진은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학촉법은 초중고, 특수학교 시설사업 등을 쉽게 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 하로록 규정한 것으로, 이법에 적용 받을 경우 사업자는 학교시설사업을 위해 사업지 내 토지, 건축물 등에 대한 권리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민간 시행사에 이 법을 적용한 사례는 전국에 없다. 대전교육청이 이법을 적용 시 전국에서 첫번째 사례가 되는 만큼, 향후에도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와 교육청은 서로의 의견만 표하는 자리였다고 해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업자가 주선한 자리에 시장과 교육감이 모여서 혜택을 주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점에서 의혹을 피하긴 어렵다.
이 만남으로 오후 2시에 예정된 대전시 교육행정협의회도 15분 정도 지체돼 진행되기도 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의 만남과 관련해 시교육청 행정국장은 “이번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서로의 의견만 냈고,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대전시 유성구 도안동 복용초등학교 설립 문제와 관련, 학교시설사업 촉진법을 통한 잔여 용지 수용 의견을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냈다.
이에 중토위는 강제수용이 아닌 관계법상 행정절차에 따라 협의매수에 노력을 충분히 기울인 뒤, 불가피한 경우 강제수용 심의를 다시 신청할 것을 조건으로 동의를 했다.
또 현재 복용초 용지가 대전시의 도시개발사업법과 대전교육청의 학촉법이 중복 적용될 우려가 있어, 도시개발구역 지정 취소 소송 등 결과에 따라 수용 계획을 확정하라는 의견을 시교육청에 전달했다.
결국 이번 중토위 심의 결과가 복용초등학교 설립문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