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박진영 기자=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5일 오후, 한국금융연구원 8층 대회의실에서 한국금융연구센터와 'ESG와 금융기관의 역할'라는 주제로 제11회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40여명의 전문가와 금융기관 관계자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금융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ESG 투자는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다양한 ESG 이슈들이 금융기관의 기회요인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ESG 투자의 시장 생태계와 인프라의 적절한 육성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내 ESG 투자환경이 늦게 출발함에 따라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금융당국에 대해 기업의 ESG 정보공개 등을 포함한 ESG 투자 생태계와 인프라 육성을 위한 인프라 육성이 요구되며, ESG 평가 업체들의 전문성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연세대학교 조신 교수는 국내외 ESG 관련 현황, 이슈, 해외사례 등을 정리하고, 국내 ESG 관련 이슈 해결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는 우선 "2020년 기준 글로벌 ESG 투자액은 전체 운용자산의 36%를 차지할 만큼 크게 증가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적연금의 ESG 투자액은 102조 원으로 그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유럽의 경우 거의 모든 상장기업에게 ESG 관련 정보 공개가 요구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ESG 정보 공개 의무화를 계획하고 있어, 보다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의 ESG 성과와 재무 성과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해외 연구에 기반하여 금융회사가 기업의 ESG 경영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금융기관들의 ESG 전략으로 첫째, 국내 ESG 금융상품 규모나 수가 미미한 수준임을 지적하고, 금융기관은 시장 조성자로서 ESG 금융상품 개발 등 ESG 투자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 둘째, 기업의 ESG 경영 촉진을 위해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가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기관투자자로서 금융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 관여를 수행해야 함, 셋째, ESG 리스크 식별 및 통합적 관리가 금융기관의 재무적 성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ESG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조속히 정립할 것 등을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정준혁 교수는 연기금 및 금융기관의 ESG 투자와 관련하여 적용되는 상법, 자본시장법, 신탁법, 국민연금법의 관련 내용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피력하였다.
그는 "집합투자업자의 경우 수익자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할 의무를 부담하기 때문에 펀드의 위험조정수익률을 개선하는 범위 내에서 ESG 투자가 허용될 수 있고, 수익률 개선과 관련 없이 환경적, 사회적 동기에서 이뤄지는 ESG 투자의 경우 사전에 신탁계약 등을 통해 양해된 것이 아닌 한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연기금의 경우 보다 장기적인 시계(time horizon)를 가지고 ESG 투자를 실행할 수 있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특정 자산의 수익률을 희생하는 형태의 ESG 투자도 허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유연한 ESG 투자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스튜어드쉽 코드 등 ESG 투자 관련 원칙을 수립하고 연기금과 금융기관이 ESG 투자를 할 때 이러한 법적인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유니버설 투자자가 기후 변화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재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개별 회사 이해관계자가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음을 주목하고, ESG 투자가 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외부효과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