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정기현 대전시의원이 허태정 대전시장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의 건설시행사 학교용지 유보 밀약 의혹을 제기한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도 이 의혹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도안2-3구역 아파트 공급 후 학교용지 확보’ 밀약을 맺은 의혹이 있다”면서 “시장과 교육감은 ‘제2의 복용초 사태’를 불러올 셈인가.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시 교육청 6층 중회의실에서 ‘2021 대전시 교육행정협의회’가 예정됐으며, 이에 앞서 허태정 대정시장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도안2-3구역 시행사 대표가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한 입장이다.
대전지부는 “지난달 21일 3자 회동 자리에서 시 도시주택국장과 함께 있었던 교육청 행정국장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협의가 무산됐다’고 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면서 “이토록 중차대한 의사결정 내용을 당시 배석자였던 시 도시개발과장 전결로 공문 시행했다는 사실 역시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는 대전시장과 대전교육감, 각 국장이 참석했으면서 과장 전결로 끝난 점은 향후 문제 발생 시, 꼬리자르기식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시는 이 회동 1주일 후인 28일 대전시는 도시개발과장 전결로 유성구청장, 대전시교육감, 건설 대표이사 등에게 ‘대전 도안2-3구역 학교용지 확보방안 회의결과 안내’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발송했다.
이 문서 ‘협의에 따른 기관별 향후 이행 필요사항’을 살펴보면, 건설 회장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위한 3자의 역할분담 시나리오가 자세히 적혀 있다.
대전시와 유성구청은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 변경 ▲주택건설사업계획 및 공급 승인 절차 등을 진행할 것, 대전시교육청은 ▲학교시설사업촉진법상 학교설립 불가 입장을 공문으로 시행하면서 ▲도안2-3구역 실시계획 인가 조건을 ‘주택사업 승인 전 확보에서 공급 승인 후 2년 이내 확보’로 변경하는 의견을 회신할 것, 건설사는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하고 ▲학교용지를 확보할 것 등이다.
대전지부는 “(이 내용은)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한다”면서 “대전시와 유성구청이 민간 건설사의 ‘뒷배’ 역할을 자임한 게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대로 추진될 경우 입주민과 자녀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고, 해당 개발사업시행자는 막대한 이익을 얻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도안2-3구역 ‘실시계획 인가 전 학교용지 확보’ 조건을 ‘주택건설사업 승인 후 2년 이내’로 변경해 달라’는 것은 아파트를 다 지은 후에 학교용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달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안2-1지구 내 학교용지 확보 의견을 묵살한 채 별도 사업지구인 16블록에 초등학교를 세우겠다는 사업시행자의 조치 계획만 믿고 학교설립을 추진했다가 쟁송에 휘말려 낭패를 본 복용초 사태와 닮은꼴”이라며 “시장과 교육감은 지금 제정신인가”라며 힐난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개발사업시행자의 교육시설 안전성평가 문제도 제기했다.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에 따르면,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개발사업시행자는 교육환경평가서를 관할 교육감에게 제출하고 그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건설사는 해당 절차를 생략한 의혹이 있다는 것인데, 대전시와 유성구청, 교육청은 이 의혹부터 해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녹지공간 확보 부분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도안2-3구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녹지공간을 확보해 (도안2-2지구 개발사업 고시 무효 판결 근거 중 하나인)‘ 결합 개발’을 추진한 위법성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주민 직선으로 당선한 시장과 교육감이 민간 사업자와 부적절하게 회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 “비공식 회동의 결과를 반영해 공식 문서로 만들고 이를 유성구청과 교육청, 그리고 해당 사업시행자에게 보낸 것은 도무지 묵과할 수 없는 비리 의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대로 사업이 추진되든 안 되든, 시장과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