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대전지역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학교용지 논란을 두고 정기현 대전시의원이 허태정 대전시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정기현 대전시의원(더불어민주당, 유성구3)은 19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62회 제3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그동안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이 주고 받은 공문을 분석해 봤다”며 지난 2017년부터 양측이 오간 공문을 공개했다.
정기현 의원은 “교육청 사업 지구 내든 인근이든 3년에 걸쳐 10여 차례에 걸쳐 의견을 냈으나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강행하는 최악의 사례를 남겼다”며 “교육청 또한 학교용지로 시민들에게 고통을 준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종합해보면 도안 2-1 지구내 학교용지를 확보해달라는 요청 공문을 교육청에 2번 보냈고 사업 승인 전에라도 용지를 확보해달라고 공문을 3번 보냈는데, 대전시가 이를 다 무시하고 사업승인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3지구도 학교용지 확보 요청을 2번이나 무시했다. 승인 전 공문을 보냈음에도 아직까지 학교용지를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정기현 의원은 “도안2-1 지구는 거의 2조에 가까운 사업이다. 100억에 불과한 학교용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며 “이에 대한 생각이 무엇이냐”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에 허태정 시장은 “왜 중간중간 대전시가 회신했던 내용은 자료에 없는가”라며 “학교 설립에 관한 것은 반드시 교육청의 협의와 승인을 받게 돼 있다. 대전시가 교육청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 대전시가 교육청에 강제하고 이랬다는 식의 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정기현 의원은 “협의 안 되고, 무시하고 강행해서 승인해 준 과정이 문제가 아닌가요. 지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허태정 시장도 “시장으로서 깊이 있고 실무적인 내용까지 모르겠다. 대전시교육청이 무시를 받고 있을 기관도 아니고, 교육청은 긴밀히 협력해야 할 관계다”라며 공방을 이어갔다.
정기현 의원은 도안개발사업과 관련, 허태정 시장이 구청장 때부터 이어왔음을 언급했다.
그는 “(허태정 시장은)2017년 유성구청장 시절부터 민간개발 제안과 학교 용지나 규모에 대해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협의를 요청했다”며 “시장 취임 후 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우월적 지위로 대전시의회 도움을 받아 교육청에 협조요청을 받아 냈다”고 따졌다.
이에 허태정 시장은 “구청장이 도시계획 할 권한이 있나”라며 “거기 주택이 들어서게 되니 학교용지 필요성이 있다. 주민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건 시장이든 구청장이든 해야 할 당연할 일”이라고 대응했다.
정기현 의원은 도시개발구역 내 학교용지 부분이 빠진 부분에서 언론사 개입 의혹도 짚었다.
그는 “유독 허태정 시장이 하는 사업에는 이렇게 학교 용지가 다 빠져있고, 언론사가 개입돼있는 건설회사만 유독 학교 용지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것”이라며 “인근의 개발업체는 원만하게 학교 용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억 원 정도 되는 학교 용지를 확보하라는데 그거 하나 확보 못 하느냐”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정 의원의 2-3지구 인근에 사업승인 전 학교용지를 확보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엔 허 시장은 “밀약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은 공개적인 자리로 학교용지 문제가 워낙 지역사회에서 중요하니까 그 의견을 청취하고 입장을 교환했던 시간이 있다. 숨길 문제도 아니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기현 의원은 이 사업에서 민간업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간 점도 질타했다.
그는 “현재 일은 벌어졌다. 2-1지구만 해도 사업 이익이 건설업체에 막대한 이익이 갔다. 인근 그 당시 시세보다 30% 이상 분양가로 책정돼 완판됐고, 이 아파트부지는 2배 가까이 뛰었다”면서 “600세대는 임대로, 4년 후엔 3000억 원 가까운 돈이 건설업체에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가 허태정 시장한테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시장처럼 수천억 원의 이익을 가져오라고 했나”라며 “2조 가까운 돈을 벌어다 줬는데 100억 원 정도의 학교용지 확보도 못 하느냐. 학교용지 확보 책임을 안 지려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잠시 숨을 고른 정기현 의원은 “자료에 의하면 시청에서 아니 허태정 시장이 스승(설동호 교육감)의 팔을 비틀어 굴복시킨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허태정 시장도 “뭐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냐. 시정 질문하는 건 좋은데 사실에 근거해서 말씀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40분의 시정 질문 시간을 초과해 마이크가 꺼지고도 질타가 이어졌다.
정기현 의원은 “허태정 시장은 재임 기간 학교 용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학생과 시민에게 큰 고통을 준 시장으로 남을 것”이라며 “허태정 시장이 아이들의 학교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그런 의지를 갖고, 시장을 한다면 이제 그 자리를 내려놓기를 바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권중순 의장은 “규정 때문에 시정 질문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나머지 질문은 유인물로 갈음하고 서면으로 답변하셨으면 좋겠다”며 중재했다.
한편 설동호 교육감은 국장 전결로 학교 용지가 사라진 용산지구 문제와 관련해 “내용은 보고받았는데 모든 판단은 실무선에서 했다”고 잘라 말했다. ‘책임 떠넘기기’란 지적에는 “총체적인 책임은 교육감이 지는 것이다. 학부모들에게 굉장히 죄송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