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성종현 기자] 밥줄과 꿈줄 위에서 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현실을 담은 레알 서바이벌 코미디 ‘반도에 살어리랏다’ 가 최강 한파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아준 기자들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언론시사회를 개최했다. 이용선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개봉한 이 상황이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모든 게 신기한 이 상황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개봉 소감으로 시사회를 시작했다.
먼저 ‘반도에 살어리랏다’ 가 어떤 영화인지 묻자 “주인공인 오준구가 두 자녀를 둔 꿈 많은 가장으로서 자신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연기 역할과 정말 한국인이 굉장히 좋아하는 직업 중 하나인 교수라는 자리를 동시에 제안받은 후 어떤 선택을 할지 여러 고민을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그 과정을 흥미 있게 지켜보실 수 있게 블랙코미디를 섞어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대머리에 배가 나온 40대를 주인공으로 하게 된 이유로는 먼저 “원래 40대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며 40대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 좌중에 웃음을 퍼트렸다. 이어 “심슨의 대머리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한국판 심슨 같은 느낌을 내보고 싶었다”며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상 주인공이 독특해 보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외형적으로라도 재미있게 보이려고 초기 컨셉 스케치와 달리 대머리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에 살어리랏다’ 라는 독특한 제목에 대해서는 “헬조선 감성이 들어가 있으면서도 헬조선보다 덜 반감이 들고 더 확립돼 있는 단어인 반도를 선택하게 됐다”며 “어찌 됐든 우리나라가 반도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테니까요”라 덧붙이며 멋쩍게 웃었다.
‘반도에 살어리랏다’ 가 우리 사회 면면의 부조리와 병폐를 가감 없이 그려낸 만큼 작품 내 표현된 교수 사회가 사실에 기반을 뒀는지 질문도 나왔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용선 감독은 리셉션에서 후임 교수를 발표하는 등의 상황 설정은 있을 법한 상황이라는 주변 교수들의 모니터링을 거쳐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실 인분 교수 등 더 끔찍한 일들을 많이 봐서 영화에 표현된 게 조금 약하진 않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반도에 살어리랏다’ 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슈퍼히어로처럼 끝까지 선하거나 그렇다고 아예 악하지도 않다. 그래서 정말 현실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이에 대해 이용선 감독은 “딸 현서를 제외하고는 주인공 오준구까지 포함해 모두 명암이 있도록 그렸다”며 “어떤 때는 이해할 수 있다가도 어떤 때는 너무 미운 이런 명암 있는 캐릭터들이 더 현실에 가까운 표현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해 감독의 의도가 정확히 관객에게 전달되었음을 보여줬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 말고도 ‘반도에 살어리랏다’ 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게 또 있다. 바로 오준구의 춤. 오준구가 선택의 딜레마에 빠졌거나 감정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 등장하는 특유의 춤은 국내외 유수 영화제와 평론가들에게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반도에 살어리랏다’ 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에 대해 이용선 감독은 “한풀이 춤을 모티브로 삼아 오준구의 감정 해소가 그 춤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보았다”며 “관객들도 함께 춤을 보며 감정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손을 실사 촬영해 캐릭터와 함께 연출한 장면에 대해서는 “준구를 괴롭히면서도 준구와 같이 호흡하는 인상을 주는 이 손은 작품에서 준구를 괴롭히는 다른 모든 요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사실 예산 문제로 작화 대신 실사를 이용해 화면을 구현했는데 오히려 더 시원시원하게 표현이 되었다”고 실사 촬영이 신의 한 수였음을 밝혔다.
작품 내에서 표현된 ‘반도’는 실제 한반도,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헬조선 감성이 터져 나왔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먹고 살기 팍팍하다. 이용선 감독은 “관객분들이 되도록 힘든 상황을 실제로 겪지 말고, 겪었다 하더라도 작품을 보시면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블랙코미디라는 장르가 가진 중요한 가치라고 본다”며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용선 감독은 “꾸짖을 땐 꾸짖고 칭찬할 땐 칭찬 주시면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고 기자들에게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