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김일환 기자=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용산초 학교용지와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 자리에서 “한심하다”고 한 발언이 지역사회에 일파만파 퍼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1일 대전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4시 용산초 학교용지 해결 방안인 모듈러 교실 설치에 반대하는 학부모 대표 6명을 만났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설동호 교육감이 용산지구 학교용지 해제 문제를 놓고 모듈러 교실 설치를 반대하는 학부모에게 “한심하다”고 재차 발언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비서실 관계자에게 한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학부모들의 분노와 실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해명은 오히려 대전시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막말 소식을 들은 대전시민들은 “교육감님이 하실 말씀이십니까 이게?” “일도 못 하면서 누구보고 한심 하대지?” “비서한테는 그럼 한심하다 해도 되는겁니까? 막말이 심하네” “비서한테 한심하다 하건 학부모들에 한심하다 하건 문제 있네” “교육감의 자질이 의심스럽네요. 비서한테 한 이야기라 해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교육감이라는 분이 학부모들에게 한심하다니요. 일 처리를 그렇게 해놓은 건 교육청이면서. 왜 멀쩡히 있던 학교 용지 삭제하고 잘 다니고 있는 기존학교에 모듈러 설치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일 처리 똑바로 하지 못한 교육청이 한심합니다” 등등의 비난 댓글을 남겼다.
시민들은 지난달 19일 대전시의회 제262회 제3차 본회의 시정질문에 나선 설동호 교육감의 책임 회피성 발언도 문제 삼았다.
당시 설동호 교육감은 용산지구 내 학교용지와 관련해 “내용 보고는 받았으나 모든 전결은 행정국장이 했다. 실무에서 파악을 제일 잘하는 게 실무부서로 모든 건 실무부서에서 담당했다”는 답변을 되풀이한 바 있다.
시민들은 “‘실무진이 한 일입니다. 전 모릅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분. 이런 분이 한심한 분이 아닐까요” “모두 실무에서 모른다고 했던 그 교육감! 그럼 월급도 다 실무 공무원 주고 교육감 너는 집에 가라”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지는 못할망정 있던 부지조치 삭제하고, 그 삭제만 대전에 몇 건이며, 책임 회피하며 국장에게 책임 전가하는 무능력자. 모듈러가 답이라고 110억 말도 안 되는 예산을 들여 가건물을 짓겠다는데… 대체 뭘 드셨을까? 왜 자꾸 비리의 냄새가 나지?” 등의 댓글을 남겼다.
내년 6월 대전교육감 선거를 놓고 의미심장한 발언과 선거전에서 보여주자는 댓글도 넘쳤다. 내년 교육감 3선 도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전 교육감. 기억하겠습니다” “교육감의 무능과 불통 기억하겠습니다” “설교육감님 투표했던 제가 한심하네요” “내년엔 어렵겠는데… 집에서 쉴 때가 됐군” “그만 내려오세요.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오래 계셨네요” “교육감 오래 하시더니 감을 잃었네요. 부디 다음 선거 때는 출마 안 하길” “어떻게 저런 분이 아직도 저 자리에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와 두고 봅시다” “저 마인드로 교육감한거네? 대전 교육 저 사람이 4년을 끌고 갔다는 건데 이제 걸러주겠다” “앞으론 제대로 투표하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등등 선거에서 보여주겠다는 글만 수십 건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설마 교육감이 학부모에게 그런 말을 내뱉었을까 믿기지 않아 당일 (막말을)직접 들은 학부모들에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감이 민원을 청취한다면서 진짜 ‘듣기만’ 하더니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방을 나서려고 했고, 학부모들이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하느냐며 모듈러 교실 설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재차 전달하자 교육감이 대뜸 한심하네, 한심해라는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면서 “비서실 관계자에 한 말을 오해한 것이라는 교육청의 해명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비서에게 한 말이라 해도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앞에서 그게 할 소리인가. 대화의 맥락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지난 16일 대전시의회와 대전교육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도시개발에 따른 안정적인 학교설립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행정과장은 ‘용산지구 학교용지 삭제와 관련해서는 교육청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한 바 있다”면서 “그래 놓고 하루 만에 ‘모듈러 설치 반대는 이기적’이라고 학부모를 꾸짖다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특히 전교조는 “설동호 교육감은 지난달 19일 시정질문에서 정기현 대전시의원이 2019년 1월 교육청이 국장 전결로 용산지구 학교용지 삭제를 시에 요청한 사실을 질타하자, 보고는 받았으나 실무자가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며 “사업시행자인 ㈜대전용산개발을 설득하려면 행정기관이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 주어야 하며 수천 세대 아파트 입주예정자와 자녀, 용산초 학생들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에 헌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