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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 김향기] 그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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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 김향기] 그 바닷가에서

김향기 기자 onlinenews@nate.com 입력 2018/01/23 09:51 수정 2018.01.23 10:07
▲사진: 서해안 ⓒ김향기시인

그 바닷가에서

푸른 머리카락 풀어헤친
바다의 너른 가슴 위로
자욱한 안개 덮히더니
온기 어린 1월의 비가
방울방울 원을 그리며 떨어진다

멀리  가까이 사뿐히 떠 있는
섬들과 정박한 고깃배들
길게  드리운 낚싯줄은
고요히 안개를  삼키며 비에 젖고 있을뿐

움직이는 것은
수면 위로 작은  파문을 지으며 헤엄치는 검둥오리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섬과 섬 사이를 낮게 천천히 나는
흰  갈매기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적막을 깨는 것은
이따끔 끼끼끼  웃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투둑 투득 투득 뱃전을 울리는 빗소리
들릴듯 말듯한 한 사람의 숨소리뿐

나나무스꾸리의 청아한 목소리가
빗소리와  함께
바다 속으로
안개 속으로
울려 퍼지며 사라질  때

어메이징  그레이스....
트라이  투  림멤버....
와이 워리 나우....
예스터데이....
ㅡ산경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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