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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유독가스 누출… 가장 추운날, 근로자 4명 질..
사회

포항제철소 유독가스 누출… 가장 추운날, 근로자 4명 질식사

정병기 기자 입력 2018/01/26 07:44 수정 2018.01.26 07:53
▲ 사진: 뉴스영상캡처 (연합뉴스tv)

[뉴스프리존,경남=정병기기자] 25일 포항제철소에서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직원 4명이 가스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경북소방본부와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안 산소공장에서 포스코 외주업체인 직원 4명이 질소 가스에 질식해 포항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5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어 경찰은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망자는 주동욱(26)씨, 안현호(31)씨, 이준호(47)씨, 이상정(60)씨로 모두 남성이다. 이들은 세명기독병원·성모병원·포항선린병원 등에 안치됐다.

사고는 포항제철소 내 고로에 산소를 공급하는 공장에서 발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산소공장 안에 있는 냉각탑의 충전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질소가스를 마셔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침 9시부터 5층 높이의 냉각탑 안에 들어가 충전재 교체작업을 시작했고, 오후 3시 반쯤 작업을 재개했다가 흘러나온 질소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질소가스는 색이 없고 냄새도 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 사고가 난 산소공장 제철소의 고로와 제강공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곳인데, 업체에선 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해 주로 질소가스를 냉각재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충전재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작업한 뒤 약 30분간 휴식을 취했다. 작업을 위해 오후 3시 30분쯤 냉각탑 내부에 다시 진입한 노동자들이 질소가스를 들이마시고 쓰러졌을 것으로 경찰 등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작업 시작 후 움직임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같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충전재 교체 작업을 위해 작업자들은 냉각탑 밖에서 가스 밸브를 잠그고 안전검사를 한 뒤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면서 “노동자들이 작업 전 안전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았거나 냉각탑 안에서 가스가 새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숨진 노동자들은 제철·발전설비 등 포항제철소 내 핵심 설비를 정비하거나 공사·시운전하는 전문 기계정비회사인 ‘TCC한진’ 소속이다. 1975년부터 포스코 하청업체로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는 산소공장 내부 설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정기 대수리 기간’을 맞아 직원 290여명이 일하고 있다. 산소공장 냉각탑 충전재 교제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TCC한진 측은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5년 전인 지난 2013년에도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질식해 숨지는 등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점을 들어,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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