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양=김용환 기자] 대한(大寒)이 지나고 입춘(立春)도 지나고 우수(雨水)도 지났다.
말그대로 봄의 문턱을 지나 얼었던 대동강물도 녹는다는 우수가 지났다.
이제 경칩(驚蟄)만 지나면 겨울잠 자던 개구락지(개구리의 경상도 사투리)들이 기지개를 펴고 맘껏 뛰어놀 것이다.
안양시에도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질 만한 봄의 정서가 시작된 듯 하다.
안양시민들 마음 한구석에는 이미 “봄이 왔구나”라는 설레임이 자리잡고 있을 법하다.
그렇다. 봄이 왔다.
그러나 안양문화예술재단은 아직도 겨울이다. 이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이 좀처럼 녹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7월 취임한 A대표가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문제 및 언행들을 빌미삼아 노조가 결성됐고, A대표의 B노조원에 대한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으며, 뒤이어 김중업박물관 특별전시관의 청정소화설비 불법부실공사가 적발됐다.
급기야 성희롱 사태는 국민권익위원회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양지청에 제소되어 1월 31일자로 안양고용노동지청으로부터 “A대표의 성적언동을 통해 근로자 B노조원이 수치심을 유발토록 한 것이 확인된다”는 통보가 노조에 전달됐다.
이 통보가 전달된 후 A대표는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A대표는 곧바로 변호사를 통해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정지 가처분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안양문화예술재단 노동조합은 이를 기회삼아 줄곧 주장해오던 A대표의 퇴진운동을 성명서 발표 및 시민연대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강행했다.
급기야 이 사태에 대한 최종결정을 위해 21일 오후5시 안양문화예술재단에서 이사회가 개최된다. 이사회 결정을 통해서 사퇴 혹은 경고 중 하나의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A대표는 미리 성명서까지 준비해 놓은 상태이며,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성명서 발표를 진행하겠다고 말한다.
또한 A대표는 최악의 경우, 법정 소송을 통해서라도 억울한 누명을 벗고 반드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이 70살이 훌쩍 넘은 노신사(老紳士) 한사람의 전부인 명예생사여탈권이 이사회 참석자들의 손에 달린 셈이다.
이쯤 되면 입춘 꽃샘추위에 선늙은이도 얼어 죽을 만하다. 뛰어놀던 개구락지들도 슬퍼서 다시 겨울잠을 자러 들어갈 만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라든지, 취직을 하기 위해서 안양문화예술재단에 대표로 취임한 것이 결코 아니며, 오로지 70살 중반 노년(老年)에 명예 하나만을 위해 마지막 열정을 다해보겠다고 찾아온 귀한 손님을 이렇게 척박하고 음탕하고 잔인하게 대접해 줘야 직성이 풀리는 안양시인가?
안양문화예술재단 노동조합은 어떠한가?
우리가 공중파 및 여러 언론들을 통해서 바라본 노동조합과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직장과 급여 및 복리 후생 문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이슈들을 가지고 법이 보장하는 테두리 안에서 사용자측과 때론 협상하고, 때론 투쟁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안양문화예술재단의 노동조합에게서는 언급한 그러한 본연의 모습보다는 대표이사 퇴진운동을 위한 투쟁과 성명서 낭독, 특정언론사를 통한 언론보도와 같은 정치적인 모습만이 눈에 많이 띤다.
“노조원들의 급여문제와 같은 근무조건과 복지환경 개선 등을 위한 노력은 얼마나 경주했는가? 특정인의 보신을 위한 정치적 선동에 앞장서지는 않았는가?” 하는 시선과 의혹들에 대하여 자기성찰(自己省察)을 먼저 해볼 필요가 있다.
## 사법당국에 수사의뢰 하라
누구도 억울한 면이 발생하면 안된다. B노조원도 성희롱적 언동으로 겪은 수치심에 대한 억울함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A대표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재 A대표는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부터 줄곧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금일 개최되는 이사회 참석자들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회분위기에 편승한 선동적이고도 섣부른 이사회 결정은 또 한사람의 선량한 피해자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도 언론보도와 성명서 발표만으로 퇴진운동을 전개하기 보다는 사법기관에 고발 및 고소를 통해서 공식적인 수사의뢰를 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A대표 또한 억울함의 해결을 위해 사법기관에 해당 성희롱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만일 A대표가 성희롱 판결을 받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죄 값을 받아야 하며, A대표의 성희롱이 무죄로 판결을 받는다면 B노조원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된다.
본 기자에게도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있다. ▲안양고용노동지청의 감독관은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결과를 도출해낸 것인가? ▲왜 B노조원은 대표이사실 앞에서 의도적으로 녹음버튼을 누르고 들어갔는가? ▲왜 녹음한다는 사실을 A대표에게 의도적으로 숨겼나? ▲왜 B노조원은 노조에 우호적인 특정언론에만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타 언론들에는 비공개 하는가? ▲왜 B노조원은 채용관련 청탁비리에 해당 될 수 있는 채용 응시관련 요구를 했는가? 등 여러 가지 의혹들이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서 한 점의 숨김도 없고 억울함도 없는 상태인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관계로 밝혀져야 한다.
지난 2014년 당시에 안양시 산하기관의 기관장 몇몇이 안양시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임기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진이라는 불명예를 당한 일이 있다. 결국 이들은 사법기관의 소송을 통해서 억울함을 해소하고 기관으로 다시 컴백하여 명예를 회복한 일이 있다.
하나의 산하기관에 기관장인 대표이사 2명이 출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일들을 안양시민들은 이미 경험한바 있다.
이제 반복되는 불편부당한 안양시 역사에 대해서 안양시민들과 지성인들은 침묵을 깨야 한다. 그것이 제2의 안양부흥과 인문교육특구, 인문학 중심도시의 위상을 견고히 하며 폐륜도시 안양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침묵하는 시민과 지성인은 위선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