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제천=김병호 선임기자]비가오더니 오늘은 몹시 춥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데 제천시외버스터미널부근에서 걸어서 20분정도 거리에 있는 중앙시장 2층을 찾아갔다.
불경기라 드문드문 아줌마들이 가게 앞에 서서 물건 흥정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옷가게 옆을 돌아가 보니 노래교실인지?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한곡조 뽑고 있다.
기자도 나이 들었는데 아직까지 어르신들과 어울려 노래교실 찾기는 한 번도 해본사실이 없다. 노래교실 옆에 김밥아주머니가 손님이 없는지 유심히 바라본다.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워 김밥 1인분을 주문해 먹었다. 매콤한 것이 제법 맛이 있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3천원이란다. 요즘 점심한끼에 3천원짜리가 어디 있나? “감사합니다.” 라고 절을 꾸벅하고 옆을 돌아보았다. 중앙시장 청풀몰이란 펼침 막이 보인다.
입구 쪽으로는 상가들이 떠난 빈자리가 많다. 사방을 둘러보다가 마침 청풍몰 김 모(35세) 대표를 만났다. 인사를 나눈 뒤 돌아가서 몇 군데 기웃거리며 경기가 어떠냐고 묻자 요즘 경기가 안좋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다시 돌아와 김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청풀몰은 사실 정부와 지자체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사업인데 광주 송정역 같은 곳은 잘되고 전주 한옥마을도 꾸준한 반면, 망한 곳도 여러 곳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은 ‘굼벵이’ 인데 간, 당뇨, 혈전에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이며 자신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이름 따라 수완가인 모양이다.
제천 중앙시장은 약 2년 정도 해왔지만 확실한 디테일 없이 진행하다보니 이 모양으로 언론에 공개되는 것 보면 각 지자체마다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고 환경도 안 좋다고 공개되는 것같다.
청년몰이 잘되려면 정책적으로 행정과 스텝이 맞아야 하는데 깊이 있는 행정이 아니고 돈을 쓰고 있는 행정을 하면서 청년들을 꽃아 넣는 행정을 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청년몰은 하드웨어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패턴인식이 어느도시 뒤지지 않게 뛰어난 제품을 판매해 사용자들에게 실용적 가치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벤트성 1회 행사는 항상 끝남과 동시 상권은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문제는 소비패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매주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벤트성 행사는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뜻이다. 어떤 행사이든 소품 하나하나가 그 행사의 분위기를 좌우할 때가 있다. 행사의 목적과 분위기, 시기등 모든 부분들을 고려해 원만한 행사가 진행되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문제는 한방 엑스포와 국제음악영화제를 연계해서 문화 관광시책을 주변 환경에 접목해 1회성이 아닌 영구적인 상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분위기를 시에서 조성해주길 바라고 있다.
현재 소비패턴 자체가 식어 있는데 무엇인들 될 리 없다는 것, 사업은 퍼즐맞추기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김 대표는 나이에 걸맞게 상식이 풍부해 보인다.
기자가 물어봤다. “지방정치는 관심이 없느냐?” 했더니 정치는 해보지 않았지만 사업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대표와 앉아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제천시 자료에 따르면 제천 청풀몰 조성사업비는 1차 국비와 시비포함 총사업비 3억7천6백만 원, 2차 총사업비 국․도․시비 13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지금 상태로 봐서 남은 점포역시 운영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 같다. 소비가 안되는데 오래 견딜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중앙시장 2층 계단 수는 왜 그리 많은지 맥 풀린 발걸음을 또 옮겨야 했다. 민선 6기는 4년 동안 입만 가지고 다녔나? 김밥먹고 다니면서 허송세월만 보냈는 것 같다.